언약 안에 사는 사람들

인생의 고난과 역경으로 나타나는 악을
하나님께서는 선으로 탈바꿈시키신다는
언약의 사랑을 믿고 지혜롭게 살아가야

                                                      채광수 목사(감천선교교회)
                                                      채광수 목사(감천선교교회)

동양 고전에 줄탁동기(啐啄同機)라는 말이 있습니다. ‘줄탁동기’의 ‘줄(啐)’은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 알 속에서 쪼는 것을 의미하고 ‘탁(啄)’은 어미 닭이 알 밖에서 알 안의 병아리의 부화를 돕기 위해 쪼는 동작을 의미합니다. 동양의 사고는 부모의 도움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중요시 하는 사고입니다.

서양에서는 ‘카벙클’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는 바다거북이의 ‘임시치아’를 뜻합니다.

바다거북은 임신을 하게 되면 알을 낳기 위해 수천킬로 미터를 헤엄쳐서 자신이 태어난 땅인 해변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바다거북은 아무도 없는 한밤중에 해변에 도착하여 수십미터 떨어진 모래사장에 30cm 정도 깊이의 구덩이를 판 다음 그곳에 약 200여 개의 알을 낳고 곧바로 뒷지느러미와 앞발을 이용하여 둥지를 덮고는 다시 바다로 떠난다고 합니다.

이렇게 2개월이 지난 후 알 안에서는 부화를 위한 준비가 일어납니다. 알속의 새끼 거북이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카벙클’을 가지고 7일 동안 알을 깨고 나오려고 사투를 벌인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가 부서지고 부러져 온 잇몸이 피투성이가 됩니다. 새끼바다 거북이는 엄마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임시치아’를 이용하여 알을 깨고 나와야 합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의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습니다. 어떤 목적보다는 철저한 자기와의 싸움에서 순간순간 경험하는 삶의 과정을 중요시 하는 사고입니다. 헬라철학은 이분법으로 세상을 봅니다. 眞(진) 善(선), 美(미) 옮음이 있으면 그름이 있고, 선이 있으면 악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으며 추함이 있는 것이 헬라 철학입니다. 동양의 윤리와 도덕은 ‘양파까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양파를 까면 깔수록 종국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히브리사상은 그와는 다릅니다. 선과 악이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성서는 선과 악을 분리시키지 않습니다.

애굽의 총리로 있던 요셉은 식량을 구하러 온 형들에게 자신을 밝히면서 하나님이 악을 선용하셨다고 말합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창 50:19, 20).

줄탁동기, 카벙클, 진, 선, 미, 윤리, 도덕. 이 모든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덕목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의 인생에서 고난과 역경으로 나타나는 악을 선으로 바꾸어 주신다는 언약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재물과 권력을 놓고 남과 경쟁하는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숨결에 의지해 살아가는 것이 언약의 사람들이라고 구미정 교수는 저서 『낮은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에서 그리스도인을 지칭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언약 안에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경험되어지는 줄(啐)과 탁(啄), 그리고 ‘카벙클’ 과 같은 인문학적 덕목들이 하나님을 알아가는 믿음의 지혜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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