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자녀는 죄 없어요
편견 거두고 존재 자체로”
필리핀 단기선교서 주의 목소리
고통받는 이를 위해 살겠다 다짐
국제협력 일하다 뜻밖 부르심
“기도 쌓이면 아이들 삶 바뀔 것”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부모의 죄가 아이의 삶을 가둬서는 안 됩니다. 이들이 하나님 앞에서 존귀한 존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대표 이경림)에서 홍보를 맡고 있는 이인선 간사(예수향교회)은 단호하면서도 담담하게 말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한 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주로 일하다 최근 세움에서 사역을 시작한 그는 “세움에 부르심을 받은 것 자체가 하나님의 섭리였다”고 고백했다.
이 간사는 모태신앙은 아니지만 어릴 적 우연히 상가에 있는 한 교회에 들어갔다가 처음 예배당을 마주했다. 이후 중학교 시절 친구의 초청으로 예수향교회(윤갑준 목사)에 출석하며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터닝포인트는 20대 초반 필리핀 단기선교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부터였다. 그곳에서 그는 맨발로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 끼니를 걱정하는 가난한 가정을 목격하며 깊은 질문에 직면했다.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면, 왜 세상은 이렇게 불공평할까?” 그때 마음에 울리던 주님의 음성은 뜻밖이었다. “그렇다면, 너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니?” 그 한마디는 그의 부르심을 일깨우는 질문이 되었고, 삶의 방향이 분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 땅에 보내신 이유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살아가라는 뜻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어요.”
이후 이 간사는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의 회복을 돕는 삶’을 기도로 품고 사회복지의 길에 들어섰고, 오늘날 수용자 자녀를 섬기는 세움의 자리까지 이르게 되었다.
세움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용자 자녀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비영리 기관으로,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주요 사업은 크게 △경제적 지원 △정서·심리 상담 △교육 및 진로 프로그램 △공동체 활동 등으로 구성되며, 아이들의 전인적 회복과 자립을 목표로 한다.
특히 아이 한 명, 한 명의 상황에 맞춘 통합적 개별지원을 기본으로 하며, 단순한 물질 후원에 그치지 않고 멘토링, 정서지원, 긴급 위기개입까지 폭넓은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자체 상담실 운영을 비롯해, 여름·겨울 캠프, 청소년 동아리, 당사자 자문단 프로그램, 출판 및 콘텐츠 제작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간사는 세움의 사역이 ‘회복의 다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들은 부모의 죄와 무관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정서적 연좌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세움은 마가복음 9장 36절처럼, 지나가던 아이를 세우고 안아주신 예수님과 같이 배경이나 상황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 아이들을 바라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움의 사역은 구호나 시혜가 아닌 ‘동행’에 가깝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 올해 수용자 자녀 청년 10명이 공동 집필한 책 『기억함의 용기: 나는 수용자 자녀입니다』다. 이 간사는 “출판 과정에서 워크숍 도중 한 청년이 응급실로 실려갔다고 들었다.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꺼내는 과정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라며 “100여 명이 모인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그 아이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눈물이 났다. 누구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상처를 믿음으로 꺼낸 것인데,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세움의 하루는 여느 직장인의 일상과 다르지 않지만, 매일의 큐티와 기도가 특별하게 만든다. 말씀을 통해 세워지는 단단함으로 매일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수용자 자녀들과의 만남은 그에게도 치유의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 자신의 아픔을 하나님께서 꺼내어 치유해주시고, 그가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게 만들었다.
이 간사는 “기도가 쌓이면 아이들의 삶이 바뀔 거라 믿는다. 아이들을 위한 기도와 물질의 동역도 큰 힘이 된다. 한 아이를 양육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홈페이지(https://iseum.or.kr/) 및 후원안내(계좌: KEB 하나 164-890081-53604, 예금주: 사)아동복지실천회세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