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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은 한국교회의 연합 없이는 이룰 수 없습니다. 교단 이름이 아닌 복음의 이름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이사장 주승중 목사, 이하 KWMA)가 지난 7월 9일 한교총 상임회장단과 간담회를 열고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을 제안했다. 이날 강대흥 사무총장은 이단 대응과 선교지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교단별 경쟁이 아닌 전략적 협력의 로드맵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선교지 이단 대응 △선교사의 동반자적 선교관 정립 △통일 이후 북한교회 재건 정책 등을 핵심 안건으로 진행됐다. 강 사무총장은 간담회에서 하나님의교회와 신천지의 홍보 영상을 시청한 후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교회가 이단에 넘어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비판적 성찰을 요청했다. 강 사무총장은 “각국의 선교는 해당 민족의 사명이다. 선교사는 한시적 조력자로서 현지 교회와 동반자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한국 선교사들이 파송된 뒤 현지 교단과 무관한 사역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는 전략을 바꿔야 한다. 선교사 파송보다 중요한 것은 배치”라며 각 교단이 선교 정책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일 이후 북한교회 재건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강 사무총장은 “평양의 장대현교회 재건을 준비하는 교단만 6곳에 달한다. 교단별로 경쟁적으로 진출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통일된 이름으로 북한에 들어가고, 교회 건물보다는 주민들의 모임 장소를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탈북민 목회자들과 북한사역자, 학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도출한 7대 원칙을 소개하며 “이 원칙은 수정·보완이 가능하며, 한교총이 중심이 되어 구체화해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우선 ‘북한 지하교회의 선도적 역할 인정’을 첫 원칙으로 삼았다. 70년간 박해 속에서 신앙을 지켜온 지하교회 성도들이 통일 후 북한교회의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한국교회의 섬김적 자세’를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외부자로서 북한교회 회복의 조력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강 사무총장은 이를 두고 “한국교회는 섬김의 영성으로 북한 형제자매들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단 연합과 협력 모델 수립’도 중요한 부분이다. 한국 기독교 선교 초기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분할했던 역사적 모델처럼, 한국교회도 한교총을 중심으로 새로운 연합과 협력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단주의 지양과 역사 기반 정책 수립’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강 사무총장은 “교단 이해관계를 넘어서 해방 전 교회의 역사와 교단 분포를 바탕으로 교회 회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사무총장은 북한교회 회복을 통해 ‘선교적 확장 기회 창출’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북한 선교를 넘어 유라시아와 세계 선교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섯 번째 원칙으로는 ‘민족 동질성 회복과 세계선교 협력’이 제시됐다. 남북 교회가 협력해 민족적 연합을 이루고, 이를 기반으로 세계선교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본질 중심의 교회 회복 지향’에 방점을 찍었다. 강 사무총장은 “개교단 확장 중심의 접근을 지양하고, 교회 건축에 과도한 재정이 소모되지 않도록 성경적 교회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의 연합 없이는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도 요원하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KWMA와 한교총 간담회에서 교단장들은 이단 대응과 선교 전략 전환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열띤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통일이 언제 될지 모르지만 전략적 준비가 없으면 안 된다”며 “각 교단의 북한선교 전략이 다르다 보니 교회가 경쟁적으로 세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찬곤 목사(예장합동 통일목회개발원장)도 “각 교단이 지금까지 달려왔지만 통일 이후에는 연합의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KWMA 운영이사장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는 “한국교회가 이주민과 탈북민조차 품지 못한다면 통일 이후 북한 성도도 품을 수 없다”며 선교적 교회로의 갱신을 촉구했다. 김영걸 목사(예장통합 총회장)은 “동반자 선교 원칙이 이상적이나 현실에서 실현 가능할지 걱정”이라며 한국교회 내부 연합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북한교회 회복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한국교회의 선교 전략을 재점검하는 자리였다. 한 참석자는 “이단보다 늦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하나의 로드맵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며 간담회의 의미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