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자기 검진이 필요하다

                       김성수 목사(명지대학교 교목)
                       김성수 목사(명지대학교 교목)

건강 검진은 신체의 이상을 알려줌으로써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준다. 이와 유사하게 그리스도의 몸(고전 12:27)인 교회도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이는 교회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교회는 중생의 은혜를 경험했지만, 죄의 쓴 뿌리로 인한 고민을 날마다 이어가는 연약한 이들이 모인 곳이다. 불완전한 이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기 점검에 힘쓰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흔히 교회와 혼용되곤 하는 개념인 공동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세기 후반 독일 사회는 산업화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심각한 문제를 함께 경험하였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가 사회 전반에 만연했던 것이다. 

독일 사회학자 페르디난트 퇴니스(Ferdinand Tönnies)는 자기 이익만을 중시하는 당시 사회(Gesellschaft)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생과 공존에 중점을 둔 공동체(Gemeinschaft) 개념이 재조명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전통 사회에서 힘을 발휘했던 공동체성이 회복되어야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퇴니스의 생각은 당시 독일 사회 못지않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안겨 준다.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가 설명한 공동체의 특징이다. 이것은 교회의 자기 점검과 그 개선 방향 설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퇴니스에 따르면, 공동체는 우선적으로 1)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공동체의 정서적 구심점을 토대로 하고 있다. 또한 공동체는 2) 상호 지지와 도움을 구현한다.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자비와 배려의 행위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공동체는 3) 상호 협력을 특징으로 삼고 있다. 이 협력은 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공동의 목표를 전제로 하고 있다. 

교회는 퇴니스가 말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는 공동체이다. 초대교회의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초대교회는 1)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근간으로 한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있었고, 2) 이타적 존재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뒤따르는 차원에서 상호 지지와 도움을 실천하였다. 그리고 3) 성령의 도움 아래 복음 전파를 위해 상호 협력하였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교회는 공동체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삼위일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그 뜻에 부합하는 모습을 구현하는 것과 같다. 이에 따라 교회는 공동체다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이것이 미흡할 경우 그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기 점검을 위한 기준을 다음과 같이 구체화할 수 있다.  

1)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근간으로 한 정서적 유대가 교회 안에 존재하고 있는가? 일반적인 친목 모임과 구별되지 않는 교제가 이뤄지고 있거나 성도 간에 무관심이 팽배한 것은 아닌가?

2) 이타적 존재인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뒤따르는 차원의 상호 지지와 도움이 교회 안에서 구현되고 있는가? 특히 성도 간에 중보기도와 섬김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가?

3) 복음 전파를 위한 상호 협력이 교회 안에서 잘 이뤄지고 있는가? 그 전제인 성령의 도움을 구하는 경건 생활에 성도들이 관심을 기울이며, 힘쓰고 있는가?

교회는 이 기준들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하며, 취약점의 개선을 위해 진력해야 한다. 정서적 유대, 사랑 실천, 복음 전파를 위한 노력을 통해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공동체다운 교회가 이 땅 위에 많아지기를 소망한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