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총무단, 이틀간 탐방
1906년부터 지은 ‘양관’ 6채
서양건축+한옥 독특한 외관
공주제일교회는 항일 중심지

공주와 청주는 한국 근대사와 기독교 역사가 함께 호흡한 현장이다. 선교사들의 헌신과 신앙이 스며든 이 두 도시의 기독교 유적지는 오늘날까지 신앙의 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총무단은 7월 3-4일 공주와 청주 기독교 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사진은 영명학교 
한국교회총연합 총무단은 7월 3-4일 공주와 청주 기독교 문화유산 탐방에 나섰다. 사진은 영명학교 

공주제일교회와 영명학교
공주에 자리한 공주제일교회는 1903년 윌리엄 맥길(William B. McGill) 선교사가 이용주 전도사의 도움을 받아 초가집 예배당에서 시작됐다. 이후 1909년 협산자(狹傘者, 우산을 옆에 낀 사람이 바친 헌금으로 지은 집) 예배당 그리고 1931년 새로 지어진 벽돌 예배당에 이르기까지 공주는 감리교 선교의 거점으로 자리했다. 이곳은 3·1운동과 근대 교육운동, 의료선교의 중심지였다.

현재의 공주제일교회 구 예배당은 2018년 공주기독교박물관으로 개관했다. 한국 스테인드글라스 1세대 작가 이남규의 작품이 빛나는 예배당 내부에는 공주 선교의 역사와 선교사들의 사역, 지역 사회를 위한 복지·교육 활동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인근의 영명학교(현 공주영명고)는 1906년 우리암(Frank E. C. Williams) 선교사가 설립한 기독교 사립학교다. 농업·재봉 등 실용교육을 통해 지역의 근대화를 선도했고, 유관순을 비롯한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했다. 공주 영명학교의 교육은 단순한 학문 전달을 넘어 신앙과 실천의 현장이었다.

청주 탑동 양관
청주 탑동 양관

청주 탑동 ‘양관’
청주의 탑동 언덕에 서 있는 붉은 벽돌 건물 ‘양관’은 ‘예수님은 누구신가’ 찬송가의 작사자로도 잘 알려진 미국 북장로회 민노아(F. S. Miller) 선교사가 1906년부터 지어 올린 선교기지다. 5만 평의 부지 위에 세워진 6채의 양관은 선교사 사택, 병원 등으로 사용되며 충청권 복음화와 교육·의료사역의 본거지가 됐다.

양관은 근대 서양 건축 양식과 한국 전통 한옥의 조화를 보여주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스팀 난방, 수세식 화장실, 자연 채광 설계 등 당시로선 혁신적인 설비들이 설치됐다. 일제강점기에는 문맹퇴치와 여성교육의 장으로, 6·25전쟁 중에는 야전병원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현재 양관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으며,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 중이다. 제1호 양관 매입을 위한 지역 교계의 자선 콘서트와 모금 운동도 진행 중이다. “120년의 공간, 우리 손으로 지켜요”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양관은 지역 근대화와 기독교 역사 모두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청주제일교회는 1904년 민노아 선교사와 김흥경 조사가 세운 교회 중 하나로 ‘충북의 어머니 교회’로 불린다. 무엇보다 병인박해로 피흘린 가톨릭 신자들의 순교지 위에 세워졌다는 독특한 배경이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민족운동과 한글 보급 운동에 앞장섰으며, 신사참배 거부로 교사와 학생들이 옥고를 치르는 등 신앙의 순결을 지킨 역사적 교회이기도 하다. 청주제일교회는 청남학교, 소민병원 등 지역 근대화 사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복음의 통로가 되었다.

한편, 교단총무 문창국 목사는 “기독교 문화유산 보존은 신앙 전승의 사역이다. 기독교 유산들이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세계에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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