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희 장로는 50여 년 간 신유 사역을 감당했다. 그런데 그에게는 어떤 추문도 없었다.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명, 오직 하나님 중심으로 감당하고자 했던 것이다. 목회자와 사역자가 항상 경계해야 할 것으로, 돈(Money)과 섹스(Sex) 그리고 권력(Power)을 꼽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그물에 걸려드는 사역자가 그렇지 않은 사역자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제3자의 시선으로 볼 때는 분명 과도하게 선을 넘었는데 정작 본인만 모르거나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인 것이다.
특히 신유 사역자에게 많이 따르는 추문 가운데 하나가 물욕이다. 신유 사역자가 끝까지 진중하게 그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리스마(Charisma)는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재능’, ‘능력’, ‘신의 축복’을 뜻하는 카리스마는 사람의 이목을 끌고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능력을 가리킨다.
카리스마는 그 자체로 하나의 권력이다. 그래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 조종하고, 이용할 수 있다. 그래서 권력 앞에 돈이 모이고, 돈이 권력이 되기도 한다. 권력을 가진 자는 그 권력을 이용하여 재산을 축적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장로는 신유 사역과 그 지평의 확장을 위해 누구보다 돈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박 장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악취가 날 수 있는 돈을 멀리했다. 박 장로의 기도로 불치의 병에서 회복된 사람이 그 숫자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지만, 그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거나 믿음을 빙자하여 핀잔을 준 적도 없었다. 그저 묵묵히 기도하며 감내할 뿐이었다. 박 장로의 신유 사역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인천에 심한 당뇨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어버린 한 병원 이사장이 있었다. 그도 어느 교회의 장로였다. 박 장로의 안수로 시력을 회복한 이사장이 감사한 마음에 병원을 하나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등기이전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시간이 흘러도 별 말이 없었다. 마음이 변한 것이다.
하루는 병원 이사장이 제안했다. 장로님, 내가 병원 3층에 강당을 지어줄 테니까 돈 있는 사람은 기도하지 말고 밑으로 내려보내고, 병원에 돈 못낼 사람만 기도해서 고쳐주세요.” 박 장로는 이사장의 변심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권면했다. “장로님, 저는 병원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장로님이 그 병원에서 나온 수입으로 선교하면 하나님께 드린 거지요.”
사람의 물욕에는 끝이 없는 것이다. 은혜를 받았을 때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주님의 일을 위해 드리겠다고 자원해놓고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바뀌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박 장로는 자신의 유익을 위하여 이사장에게 하나님에 대한 서원을 지켜야 한다고 강변하거나 겁박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린 것이다.
한번은 충청도의 어떤 교회로부터 기도원 사기를 당해 막대한 빚을 지기도 했다. 그 교회가 무허가로 140평짜리 기도원을 짓다가 문제가 생기자, 온갖 감언이설로 박 장로에게 팔아넘긴 것이다. 집회로 여념이 없어 전후 사정을 살필 여력도 없었고, 친분 관계가 있던 장로의 권유라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기도원을 인수하고 수리까지 마쳤는데 정부의 명령으로 철거해야 했고, 건물의 등기도 교단 소속이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나와야 했다. 그러한 부부에게 하나님은 ‘중앙신유선교회’(1996. 12)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주셨고, 본격적으로 세계로 나가는 문도 열어주셨다.
주변의 사람들은 “박동희 장로는 요령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그는 요령을 피울 줄 몰랐다. 세상적으로야 얼마든지 요령이 있겠지만, 하나님 앞에서 편법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큰 것을 꿈꾸기보다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자. 테두리 밖으로 나가지 말자. 편법을 쓰지 말자.” 박 장로가 가졌던 사역의 모토였다.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