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5명에서 270명 성도로
예배-교육-상담-회복 유기적 연결
장익 목사 ‘전인적 건강’추구 결실
교회학교 등 평신도 중심 운영돼
“한 영혼의 회복이 교회 전체의 건강함으로 연결됩니다.”
강원도 원주시 명륜2동, 조용한 동네 골목 끝, 4층 규모의 단정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간판도, 높이 솟은 종탑도 없는 이곳이 바로 지난 18년간 묵묵히 지역을 섬기며 사람들을 회복시키고 다음세대를 키워온 양문교회(장익 목사)다.
장익 목사가 2015년 부임한 이후 성도 수는 35명에서 270명으로 7배 가량 증가하고, 예산은 5배로 늘었다. 하지만 장익 목사는 여전히 ‘한 사람의 회복’이 교회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임을 믿고 있다. “교회는 상담소가 아니다. 그러나 공동체는 때로 상담보다 더 강한 회복의 힘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엔 그 믿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한 수적 성장 이상의 사역적 확장을 보여주고 있는 양문교회는 예배와 교육, 공동체와 지역 섬김, 상담과 회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인적 건강함(Wholeness)’을 핵심 키워드로 세대와 시대를 넘는 목회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리더십·소통 교육’ 통해 ‘공동체’로
장 목사가 양문교회에 부임할 당시 성도 수도 많지 않았지만, 기존 성도와 새로운 성도 간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으로 분위기가 무너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공동체 안에 ‘소통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장 목사가 판단한 이유다. 연세대 일반대학원 상담코칭학 박사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상담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다양한 상담 기법을 활용해 전교인을 대상으로 의사소통 훈련과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대화법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바로 ‘자기이해’였다. 이러한 자기이해 중심의 소통 훈련은 교회 구성원 간에 신뢰를 형성하고, 서로를 수용할 수 있는 기초를 놓는 계기가 됐다.
장 목사가 말하는 전인적 건강함은 영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신적, 정서적, 신체적, 신앙적, 사회적 건강까지 한 사람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통합적 관점이 핵심이다. 교회는 예배만을 드리는 곳이 아니라, 삶을 살아갈 힘을 회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양문교회는 가정폭력, 중독, 정신질환, 외로움 등 다양한 삶의 문제를 안고 찾아오는 이들을 따뜻하게 품는다. 기도와 권면을 넘어선 구체적인 돌봄과 회복 사역을 이어오고 있는 장 목사는 “누군가 무너지기 전에 붙들 수 있는 공동체가 교회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정선분소장으로도 활동했던 장 목사는 평소에도 지역의 청소년들이나 교도소 재소자들을 찾아가 상담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평신도를 사역자로
양문교회는 목회자가 수행하는 핵심적인 사역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평신도들이 중심을 이루는 리더십 생태계를 실현하고 있다. 양문교회는 장 목사를 포함해 교역자는 단 두 명뿐이다. 그럼에도 목장예배를 비롯해 18개 부서와 교회학교의 유기적인 사역이 가능한 것은 요소요소에 평신도들이 사역자로 헌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할 사람을 찾기보다 섬김이 즐거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장 목사의 말처럼, 평신도들이 충분히 자율성을 누리면서도 단순한 봉사나 보조의 역할이 아닌 사역의 핵심 주체로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열매를 맺어 목장예배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양문교회는 매월 둘째, 넷째 주일 오후에 각 가정이나 교회 내 소그룹 공간에서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들의 주도 하에 목장별 예배가 열린다. 일본, 네팔, 캄보디아, 파키스탄, 이집트 등 각기 다른 선교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목장들은 자연스럽게 해외선교에 동참하며 지역을 넘어 세계를 향한 시야도 넓혀간다.
이뿐만이 아니다. 양문교회의 모든 교회학교는 평신도 사역자 체제로 운영된다. 유치부(히즈쇼), 아동부(AWANA), 청소년부(Teens) 모두 전문성과 헌신을 갖춘 평신도 사역자들이 자발적으로 이끌고 있다.
‘S-Group’이라고 불리는 소그룹 동아리 사역도 평신도 자율성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사역이다. 목장예배가 활성화되자 낚시, 탁구, 베이킹, 테라리움 등 다양한 동아리가 평신도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단순한 취미 모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런 모임들이 곧 전도의 접점이 되고, 교제와 섬김의 장이 된다. 실제로 모임을 통해 양문교회를 알게 되고, 교회에 정착하게 된 사례도 하나둘 늘고 있다.
이외에도 매절기마다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영성 프로그램은 양문교회의 자랑이다. ‘비아 돌로로사’, ‘광야 체험’ 등 교회 안에 특별히 마련된 공간에서 참여자들이 조용한 묵상과 성찰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깊이 경험하도록 돕는다.
때론 공간 안에 비치된 “당신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아가고 있습니까?”라는 질문 한 줄이 참여자의 신앙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지역사회를 위한 양문교회의 노력도 인상적이다. 교회 1층에 있는 북카페는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또한 청소년 자원봉사센터, 시니어클럽 등 다양한 공공적 활동을 통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왔다.
양문교회의 다음 10년
장 목사는 최근 교회 인근에 1,800평 규모의 부지를 두고 기도 중이다. 예배 장소이자 청소년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 카페 등 다양한 세대와 삶이 어우러지는 복합공간으로 구상하며, 양문교회의 다음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양문교회의 사역을 관통하는 핵심은 성도 개개인의 전인적 건강함을 추구하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길 위에 서 있고, 삶의 길에서 여정을 함께하며, 이웃과 지역, 세상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장 목사는 이를 통해 교회가 진정한 삶의 동반자이자 신앙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모든 사역을 집중하고 있다.
“교회는 예배를 드리는 공간일 뿐만이 아니라, 삶을 잇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청년이 와서 치유 받고, 어른이 섬기고, 아이가 자라나서 다시 공동체가 되는 곳. 그것이 교회의 미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