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 10명 중 6명, 가정예배 드린 경험이 현재 신앙에 영향
신앙 전수의 핵심은 가정…교회는 부모 교육에 집중해야
혼자 신앙생활하는 이들의 외로움↑…혈연 넘어선 믿음의 가족 절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 5월 13일 발표한 ‘넘버즈 286호’는 한국교회 내 ‘가족 종교화’ 현상이 신앙 전수에 있어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교회의 사명과 과제 역시 더 막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의 교회 출석 기독교인 1,000명과 담임목사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조사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자녀의 신앙 형성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 가정예배의 실태, 부모 교육의 방향성 등을 전방위적으로 다루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기독교인의 82%는 배우자가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했고, 자녀 또한 79%가 기독교 신앙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신앙이 자녀의 신앙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모태신앙’ 비율에서도 확인된다. 중고생의 58%, 20대와 30대의 54%가 모태신앙이라고 응답했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그 비율은 낮아졌다.

부모 신앙의 영향력은 자녀의 주일학교 출석률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부모의 신앙 수준이 가장 낮은 1단계(“하나님을 믿지만 신앙이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일 경우 자녀가 주일예배에 ‘자주 참석한다’는 비율은 31%에 불과했지만, 신앙 수준이 가장 높은 4단계(“확고한 믿음을 갖고 타인을 격려하며 이끈다”)일 경우는 82%에 달했다. 부모 신앙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성인 이전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린 비율은 29%였지만, 성인이 된 현재에도 정기적으로 가정예배를 드린다고 응답한 비율은 16%로 나타나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어릴 적 가정예배에 ‘항상 참석’했던 사람들 중 현재도 정기적으로 드리고 있는 비율은 30%로, 참석하지 않았던 사람들(5%)에 비해 6배나 높았다. 이는 가정에서의 예배 경험이 장기적으로 신앙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경험이 무조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응답자의 61%는 ‘타율적 혹은 습관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답했고, 48%는 ‘교회에서 남들의 시선 때문에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고 응답했다. 이외에도 ‘나는 교회에서 ~의 자녀로 보는 시선이 부담됐다’는 의견도 26%에 달했다.

자녀의 신앙 형성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교회 내 부모 교육의 필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교회가 부모를 자녀 신앙교육의 교사로 세우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과 실천적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목회자와 학부모에게 ‘부모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주제’를 묻자, 목회자는 ‘부모 역할 교육’(38%)을, 학부모는 ‘자녀와 함께 하는 신앙 프로그램’(22%)을 1순위로 꼽아 관점 차이를 보였다. 이는 교회교육 콘텐츠가 단순 이론 강의에서 나아가 실제 가정에서 활용 가능한 신앙 실천 프로그램 중심으로 변화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자녀와의 평소 대화 주제를 묻는 질문에서 ‘신앙 관련 주제’(성경, 신앙 상담, 교회 등)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자녀와의 관계 안에서 신앙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보다는 학업, 진로, 취미 등 세속적 주제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도 드러났다.

가족 종교화의 이면에는 교회 안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성도들도 존재한다. 전체 응답자의 약 8%는 가족 없이 혼자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3%가 ‘교회에서 가족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볼 때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26%는 교회 안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답해, 교회가 ‘가족 중심’ 구조를 넘어 혈연을 초월한 신앙 공동체로 나아가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이혼 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속한 성도들을 어떻게 품고, 이들을 위한 목양과 신앙 지도를 어떻게 실현할지, 교회의 지혜와 실천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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