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웨슬리가 인도하는 신앙의 길을 함께 걸어가기 때문이겠지만, 감리교회를 생각하면, 형제교단이라는 친근감과 함께 대교단의 질서와 세계를 교구로 삼는다는 포부가 부럽게 느껴졌었다. 감리교회를 이끌었던 감독들 가운데 몇 분은 우리 교단의 신학교에서 목회의 길을 결단하고 훈련받았다는 사실이 서울신학대학교의 감춰진 자랑으로 후학들의 은근한 긍지를 일깨우기도 한다. 존 웨슬리의 가르침이 교단신학의 밑바탕임을 부인하지 않는 한 감리교회가 형제교단이라는 사실을 뉘라서 부인하려 할까.

▨… 그 점에서 감리교회가 시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 목회적 프로그램, 신학의 방향 설정, 선교의 세계화는 우리의 시선을 걷어들일 수 없게 만든다. 그 가운데 몇몇 감리교회 목사님들의 실험적인(?) 목회실천을 우리교단의 목회방법론과 대비하면 우리의 방법론은 너무도 ‘성령의 역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묻게 된다. 왜, 우리교단에서는 최완택 목사의 민들레교회, 이주연 목사의 산마루교회 같은 실험적인 교회들이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지 물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 2007년 5월 17일, 결핵과 신부전증 등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아동문학가 권정생은 마음 속에 천국을 품고 11억원이 넘는 유산의 처리를 세 사람에게 부탁하는 유언장을 남겼다. 그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이 최완택 목사다.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남은 두 사람에 대한 권정생의 소개는 생략한다. (blog 태양빛이 가득한밝은땅)

▨… 우리교단에서는 똑똑한 신학생을 뽑아 신학교육을 제대로 시키기 위해 ‘성미목 장학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목회자로 적격인 자가 ‘심성이 착한 사람’인지 ‘수학능력이 뛰어난 똑똑한 사람’인지를 묻는다면 교육 담당자들의 대답은 무엇일까, 우리교단의 신학풍토에서는 가지치기의 대상인 곁가지는 목회자로는 부적격 판정의 대상임에 틀림이 없다. 최완택 목사처럼 심성이 착하다 하더라도.

▨… 1988년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최완택은 자신이 작은 결심을 새기고 있음을 밝혔다. “이제부터 나의 남은 생명은 오로지 예수의 부활의 빛에서 이땅의 굳어진 생명들을 다시 살려내는 일에만 관심하며 살 것이다.” 그러나 최완택 자신은 알았을까. 이 일이 결단코 작은 결심의 산물로는 이뤄질 수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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