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ACT NOW’ 전국대회
“개인의 영성에만 집중 말고
하나님 나라 실현 노력해야”
12.3 계엄과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대한민국이 정치적 혼돈과 갈등의 늪에 빠져 있다. 이러한 시점에 한국교회가 ‘바른 교회’로서 사회를 향한 선지자적 메시지를 던지며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1일 우면동교회에서 열린 ‘제3회 ACT NOW 전국대회’에서는 바울 신학에서부터 미래 목회 전략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가 사회적 혼란 속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은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했다.
‘탄핵 이후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대회에서 주제강의를 전한 김세윤 교수(풀러신학교 은퇴)는 바울이 말한 칭의의 복음은 영혼 구원에 관한 것만이 아닌 “엄청난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함의들을 가진 복음”으로 정의하며, 한국교회가 개인의 영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샬롬 실현을 위해 각자가 속한 공동체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울이 말한 복음의 함의를 ‘모든 차별과 불의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해방하는 힘’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적 통치’로 제시한 김 교수는 “복음은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이방인들도, 헬라 문명인들만이 아니라 야만인들도 하나님의 구원의 통치를 받는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고 강조한다”며, 실제 성경에서도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의 차별도 부인하고(롬 1:16) △헬라인들과 야만인들의 차별도 부인하며(롬 1:14) △남녀 차별도 부인하고 사회신분적 차별도 부인하며(갈 3:28, 고전 7:17-24, 12:13, 골 3:11) △모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구성원들로서 성찬에 함께 참여하여 그의 몸인 떡을 나누고, 그의 피인 포도주 잔을 함께 마신다(고전 10:16, 11:17-34) 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리스도의 현재적 통치에 대해서도 바울이 강조했던 ‘(정)의와 화평과 (만인의) 기쁨 (행복)’의 가치에 따라 “우리의 삶에서 가치판단과 윤리적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사탄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각축하는 통치들을 마주하고 있음을 의식해야 하고, 어느 길이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것이고, 어느 길이 사탄의 통치를 받는 것인가를 분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은 모든 계명들을 ‘하나님을 혼신을 다하여 사랑하라’와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이중 사랑 계명으로 요약해 하나님 나라의 계명으로 주셨다”며 “바울이 그의 편지들에서 말하는 모든 윤리적 권면들은 모두 이 그리스도의 법을 우리의 개인적 관계에서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의 영역들에서도 문자적으로는 못해도 그 정신을 최대한 실현하려 애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칭의의 과정이 신자들의 개인적 성화에만 머물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개인의 삶에서 뿐 아니라 사회나 국가 또는 온 세계에 걸쳐 하나님 나라의 샬롬의 실현을 위한 과정”이라며 “신자들은 자신의 개인적 삶에서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아 하나님 나라의 샬롬 실현에 이바지하려 노력해야 하고, 사회공동체 또는 국가의 구성원들로서 그 사회공동체나 국가의 정치 영역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가치들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강 시간에는 변상욱 대기자와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탄핵 이후 한국교회의 과제인 공적 책임의 회복과 함께 탈 기독교 시대의 미래 목회 전략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최근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극우화 현상을 조명한 변상욱 대기자는 “누군가가 종교의 이름으로 정치 세력화되어 다른 구성원들의 삶을 침해하고, 핍박한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민주공화정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당한 제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탄핵 이후 한국교회의 주요 과제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변 대기자는 “종교 엘리트들의 독점적 권력이 제한되고 교회가 반지성주의에서 벗어나 교회 내부의 민주주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종교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종교 본연의 언어로 신자들을 설득하고, 예수가 가르친 참된 종교는 권력의 길이 아니라 이웃 사랑의 길임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공적 책임의 회복을 역설한 정재영 교수는 “신흥 종교였던 초기 기독교가 신자들을 끌어들이며 주요 종교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전염병이 돌던 당시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전염병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돌본 점이 컸다”며 “교회가 사회에 대한 관심과 책임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중심적 사고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의 공평성과 공공선에 적극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 기독교 시대에 적합한 교회 모델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공동체를 이루는 ‘마을목회’, 특정 공간에 한정되지 않는 ‘플랫폼 처치’,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활용하는 ‘플랫폼 목회’ 등을 제시하며 “새로운 형태를 띠면서도 교회의 본질 사역에 주력해야 한다. 형태는 파격적일 수도 있으나 존재 목적에 충실한 교회로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올바르게 실천하는 교회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