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개 교단 참여 부활절연합예배
“교회가 권력지향-물질만능주의
따름으로 사명 소홀히 했던 점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참회한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선포했다. ‘부활, 회복의 은혜! 새 역사 창조!’를 주제로 열린 ‘2025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4월 20일 부활주일 광림교회에서 거행됐다. 이번 예배는 한국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기념하며 72개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과 17개 광역시·도 기독교연합회가 공동주관해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연합의 장’이 됐다.
이날 연합예배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대표총회장이자 대회장인 이영훈 목사의 대회사로 시작됐다. 이 목사는 “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교회는 다시금 부활 신앙을 회복하고, 교회의 연합과 민족의 회복, 더 나아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 나아가기를 다짐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부활의 능력으로 굳게 서서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절망 속에서 희망의 빛이 되는 이러한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1부 예배는 예장합신 총회장 박병선 목사의 인도로 예성 총회장 김만수 목사의 기도, 예장피어선 총회장 우선화 목사의 성경봉독, 예장합동 총회장 김종혁 목사의 설교로 이어졌다. ‘그가 살아나셨다’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 목사는 “오늘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하여 죽음에 대한 죽음이 선포되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들은 더 이상 죽음에 매여 있지 않다”며 “주님의 부활을 경험한 우리가 이제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일치와 연합으로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고, 한 복음, 한 부활, 한 말씀, 한 성령으로 무장하여 세상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광림교회연합성가대의 찬양과 허진아 솔리스트의 봉헌송,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총회장 이상구 목사의 봉헌기도로 은혜를 더했고, 예장호헌 총회장 김종주 목사, 보수개혁 총회장 김명희 목사, 예장예정 총회장 박광철 목사 각각 ‘부활’, ‘회복’, ‘창조’를 주제로 특별기도했다. 이어 예장통합 총회장 김영걸 목사가 축도했다.
2부는 기감 김정석 감독회장의 환영사, 소강석 목사(한국기독교선교 140주년기념대회위원장)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5대손 매튜 셰필드의 축사를 전했다. 이어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축사를 대독했으며, 우원식 국회의장도 축하 인사를 보내 부활의 기쁨을 나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대한민국은 지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중한 국면을 지나, 헌법 질서를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길목에 서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한국교회의 기도가 더욱 간절히 필요하다”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섬김이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어 온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고난받는 이웃과 함께하고, 평화와 생명의 길을 이끄는 등불이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예장백석 총회장 이규환 목사, 예장개혁 총회장 이상규 목사가 ‘부활절 선언문’을 낭독하며 “분열과 갈등으로 희망과 방향을 잃은 한국 사회에 아름다운 모범을 보여 대한민국의 하나 됨과 치유와 회복을 위한 힘찬 여정에 초석을 놓자”는 메시지가 힘 있게 울려 퍼졌다. 예장백석대신 총회장 박성국 목사의 파송기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이날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는 한국기독교 선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를 향한 특별담화문도 발표됐다. 72개 교단장들은 최근 탄핵정국 가운데 한국교회 일각에서 벌어지는 극단적 정치 행위에 선을 그으며 “역사를 뒤돌아보면 때때로 교회가 권력지향주의 물질만능주의의 세속적 가치관을 따름으로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소홀히 하였음을 통렬히 반성하며 참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어떤 정치 세력도 교회의 이름을 빌려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극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망국적 편가르기를 종식시키고,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에는 각 교단 총회장과 총무, 연합기관 대표, 실무진과 성도 등4,000여 명이 현장에 참석했으며, CTS, CBS, GOODTV, C채널 등 기독교 방송사를 통한 생중계로 전국 곳곳의 교회와 가정에서도 함께 부활의 감격을 누렸다.
이날 모인 헌금은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건립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며, KBS1 TV는 같은 날 저녁 8시 한국기독교 선교 14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사람, 기적의 시작’을 통해 한국교회의 발자취와 미래를 조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