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이루었다”

이한경 목사
이한경 목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 성경은 고통스러운 십자가 위에서 예수께서 하신 말씀 7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하나님께 하신 고백이 있고, 함께 십자가에 달린 행악자나 어머니 마리아에게 하신 말씀도 있고, 스스로의 탄식이나 혼잣말도 있다. 

그중 여섯 번째 말씀이 오늘 본문의 내용인데, ‘다 이루었다’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다 이루었다(테텔레스타이)’인데 이 말은, ‘완전히 성취되었다’, ‘목표한 것을 완전히 이루었다’, ‘빚을 다 갚았다’ 등의 의미로, 진행하던 어떤 일들의 완전한 종결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처절한 죽음을 맞으면서 그 어떤 것을 ‘다 이루었다, 종결했다, 완성했다, 다 갚았다’라고 선포하신 것이다.

그 의미 속에는 인간의 죄와 사망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함으로 인류 구원의 길을 완성하심에 대한 선포요, 성경의 모든 예언의 말씀을 다 이루었다는 선포요, 에덴동산의 타락과 더불어 시작된 하나님의 구원의 계획이 완성되었음에 대한 선포일 것이다. 

인간의 지식과 경험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위대한 선포가 아닐 수 없다. ‘다 이루었다’라는 예수님의 선포가 믿어지는 순간 우리는 빚진 자에서 누리는 자로 변하게 된다.

중고등학생 시절 부모님은 시장통에서 식당을 하셨다. 어린 나의 눈에는 장사가 잘되어 보였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교회를 다닌다는 권사님이 시장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수놀이(?)를 했는데 어머니도 단골이었다.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이자와 함께 원금을 갚아야 하는데, 쓰기는 쉬웠지만 갚는 일에 애태우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마지막 100번째 도장을 찍는 날 어머니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다 이루었다!’ 더 이상 갚아야 할 짐이 사라지는 순간 어머니가 누리는 홀가분함, 자유함, 벅차오르는 기쁨은 지금에서야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예수님이 갚아주신 것은 그와는 다르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갚을 수도, 해결할 수도 없는 죄의 빚을 다 갚아주신 것인데, 심지어 우리는 그 일을 위해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는 성도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 말씀이 많지만,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하신 여섯 번째 선포만큼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씀은 없다고 생각한다.

 창세기 50장 마지막은 요셉이 110세를 살고 죽기 전에 이스라엘 자손에게 유언하는데,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시기로 약속하신 땅에 자신의 유골(해골)을 옮겨 달라고 한다. 그 유언은 약 400년이 지나서야 여호수아를 통해 요셉의 유골이 세겜 땅에 묻히는 것으로 완성된다(수24:32).

하나님의 약속은 요셉의 유골이 세겜 땅에 묻히는 것으로 반드시 완성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약속을 예수님께서 완성하셨다는 의미이다. 

예수님의 ‘다 이루었다’의 선포가 위로와 능력의 말씀으로 이 사순절에 들려지기를 바란다. 그 선포안에는 구원과 치유, 회복과 자유함이 있고, 변화와 선물이 있음을 믿는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