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교회-KHN ‘성지훈련’ 세미나
단순 여행 아닌 신앙 성장 위해
사전에 꾸준히 영성훈련하고
성서지리-절기 등 학습도 필요
지금은 전쟁으로 중단되었지만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여행이다. 성경의 배경이 되는 지역을 직접 밟고 그곳의 문화를 체험하는 일은 많은 그리스도인의 버킷 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높은 비용과 긴 준비 기간에 비해 자칫 일회성 여행으로 그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 다시 열릴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꿈꾸며 조치원교회(최명덕 목사)와 KHN코리아네이버스(대표 최명덕 목사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가 지난 4월 10일 성지 영성훈련을 통한 성경교육 목회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학자와 목회자들이 각각 이스라엘 성지순례의 필요성과 준비, 진행과 목회에서의 적용 등을 제안했다.
성지는 성서와 신학의 원천 콘텐츠
첫 강연에 나선 최명덕 목사는 이스라엘 성지를 방문해야 할 이유을 분명히 제시했다. 최 목사의 설명에 따르면 성지는 곧 성경의 원천 콘텐츠다. 그는 “성지는 성경과 신학의 원천 콘텐츠를 제공한다. 특히 목회자라면 성경을 공부하기 전 직접 현장을 돌아보는 일이 중요하다”며 “성경의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의 문화와 풍습, 역사와 지리를 알아야 성경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 목사는 또 성도들의 신앙생활을 위해서도 성지순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이 걷고 가르치고 고난당한 장소를 직접 방문할 때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적용이 가능하다”며 “성지를 방문할 때만이 경험할 수 있는 성서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배경 등이 내 것으로 체험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조치원교회는 부목사들이 3년 이상 사역하면 이스라엘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유학을 보낸다. 성도들을 대상으로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성지순례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을 가지 못할 때는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다녀왔다”며 “성지는 원천 콘텐츠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성경의 피지컬이 이해가 되어야 말씀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또 최 목사는 일정 유형별 성지 체험과 핵심학습 구성 요소, 후속 콘텐츠 등도 제안했다. 효과적인 성지순례는 최소 열흘에서 길게는 한 달간 가능하며 10일 일정의 입문형 성지순례, 20일 일정의 탐구형 체험, 30일 일정의 거주형 등 현지에서 체류하며 적용 가능한 현장 학습과 심화 과정을 제시했다.
사전교육과 후속교육의 필요성 강조
성지순례 전문가 김진산 박사(터치바이블선교회)는 성지순례를 위한 준비와 사전 성경교육을 제안했다. 김 박사는 성지순례가 여행으로 그치지 않고 의미 있는 신앙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사전 교육을 시작으로 현지와 귀국 이후의 계속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성지순례는 여행이 진행되는 동안 뿐만 아니라 성지순례에 참여하기 이전 예비교육과 성지순례 이후 계속교육까지 포괄한다”며 “일반적으로 예비교육은 인지 및 정서적 영역, 성지순례 중 교육은 모든 영역, 이후의 계속교육은 인지적, 정서적, 영적 영역의 강화 및 활성화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분류하면 예비교육은 방문하게 될 장소의 역사적 배경과 성서 속 이야기, 문화적 정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성경의 배경을 공부할 수 있고 방문했을 때 더 많은 이해가 가능하다. 성지순례 중 교육은 예비교육에서 이뤄졌던 텍스트 중심의 지식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다. 예를 들어 예루살렘을 방문한다면 예비교육에서 이곳에 성전이 세워졌다는 사실을 알게되는 수준이라면, 성지순례에서는 지형적 환경과 특징, 터와 흔적을 실제로 확인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계속교육은 성지순례 당시의 경험과 감동을 실생활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성경이해를 위한 성지순례
임미영 박사(국제성서박물관 연구실장)는 이스라엘에서 유학했던 경험을 토대로 성경이해를 위한 성지순례를 제안했다.
임 박사는 성지순례 전 반드시 알아야하는 이스라엘의 주요 역사와 도시, 인물들을 소개하며 “성경은 어떤 개인이나 공동저자들이 상상의 산물로 창작해 낸 것이 아니라, 좁게는 요르단 강의 양쪽에 있는 지역, 넓게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그리스와 로마를 무대로 펼쳐진 사건들을 기록한 책”이라며 “당시 문화를 통해서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에서 성서고고학을 연구하면서 성경에 나오는 역사 유적과 유물을 직접 보게 되었고 성경의 역사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며 “특히 십자가 형을 받아 죽은 사람의 복숭아뼈에 못이 그대로 박혀 있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후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를 묵상할 수 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영성훈련의 장으로써의 성지순례
최인식 박사(희망예루살렘 대표)는 영성훈련의 장으로써의 성지순례를 제시했다.
이스라엘에서의 영성훈련은 ‘광야의 영성’, ‘갈릴리의 영성’, ‘예루살렘의 영성’, ‘열방의 영성’으로 구분한 최 박사는 각 주제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순례객들이 묵상해야 할 부분을 설명했다.
그는 “광야의 영성은 하나님의 영적 임재를 기다리는 곳으로 예수와 모세가 광야의 시간을 보냈으며, 갈릴리의 영성은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과 맥을 같이 하는 등 각 지역마다 숨겨져있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성경 속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며 “특히 효과적인 영성 수련을 원한다면 예수와 헤롯, 예수와 대제사장, 예수와 병자들, 예수와 제자의 관계를 미리 이해하고 그 땅을 밟을 때 예수의 영성을 깊이 묵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최 박사는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을 시작으로 바란광야와 유다광야, 갈릴리와 예루살렘, 갈렙 산과 사마리아 등에서 적용할 수 있는 26일간의 영성훈련 프로그램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목회 터닝포인트 경험도
앞선 강사들이 성지순례의 필요성과 준비, 현지에서의 영성훈련을 제시했다면 조순미 목사(올리브나무교회)는 성지순례를 실제 목회에 접목시킨 경험을 나눴다.
조순미 목사는 신학대학원 재학 당시 이스라엘에서 진행된 한 달간의 영성수련회로 부르심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조 목사는 “열심히 사역하고 현장에서 매번 부흥을 경험했지만 늘 마음 한편에는 ‘주님이 정말 나를 제자로 부르셨을까?’라는 의문이 있었다”며 “당시 두 가지 숙제가 있었는데 이스라엘에서 모두 해결이 되었고 교회 개척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조 목사는 교인들과의 이스라엘 성지순례가 목회의 터닝포인트가 된 경험도 나눴다. 2023년 열흘간 교인들과 ‘이스라엘 영성수련회’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당시 참여했던 성도들이 교회의 주역들이 된 것이다. 조 목사는 “성지순례를 떠나기 전 2년간 성경통독을 비롯해 구약과 신약을 공부하고 5개월 전부터는 성경역사와 지리를 배웠다”며 “성지순례 가이드북을 읽고 영성일지를 작성하는 등 오랜기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을 다니다보면 이 사람들이 순례객인지 관광객인지를 상인들이 먼저 안다”며 “여행이 아닌 순례라는 것을 늘 인식하고 묵상할 수 있도록 성도들을 꾸준히 동기부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KHN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는 “성지순례를 통한 성경교육과 영성훈련을 통한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의 형성을 위해 세미나를 기획했다”며 “이후에도 목회자와 신학생,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성지순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