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 건물-부채-임차료 없는
밴쿠버 예닮교회 이경태 목사
다른교회 신자는 전도 안하고
산불 피해 원주민 마을 돌봐와

캐나다 밴쿠버 예닮교회(이경태 목사)는 세 가지가 없다. 교회당 건물이 없고, 부채와 임대료가 없다. 수평 이동도 없다. 타교회 신자는 등록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교회로서 지역 전도 선교, 소그룹 제자훈련, 원주민 선교 등 할 일은 모두 해내고 있다. 교회당 유지에 필요한 임대료는 전액 선교비로 사용하면서 선교에 집중하고 있다.

가정집서 시작한  새로운 예배 공간
2017년, 예닮교회는 교회 건물을 포기하고 가정집 지하로 예배 장소를 옮겼다. ‘간판 보고 오는 신자보다 비신자를 구원하겠다’는 소신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 

가정교회의 시작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기존 신자 30명 중 25명이 떠났지만, 이 목사는 “오히려 제자밀도는 높아졌다”며 “복음에 헌신한 5명이 남았다”고 말했다. 되돌아보면 빈자리는 곧 비신자로 채워졌고, 임대료는 선교비로 전환하고 있으며 7명의 선교사를 지원하게 되었다. 

건강하게 성장하기 시작한 예닮교회는 교인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가정집에서 모일 수 없게 되자 2020년 2월부터 성도가 운영하는 카페로 예배 장소를 옮겼다. 사무총회를 통해 교회 임대료를 선교비로 돌리고 좀 불편하게 예배 드리자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카페로 옮긴 지 세 달 만에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다.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되었다. 당시 교회 건물은 10인 이상 집합 금지였지만, 카페는 영업 장소로서 제한이 완화되어 대면예배를 지속할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대면 예배와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병행하며, 중국인 모녀, 베트남 유학생, 라틴계열 이민자 등 23명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결실을 맺었다.

전도 원칙: 수평 이동 금지
예닮교회는 다른 교회에 다니던 기존 신자의 등록을 받지 않는다. 수평 이동을 철저히 금지하며, 다른 교회 신자에게는 전도를 하지 않는다. 

이 목사는 “수평 이동은 교회 숫자만 늘릴 뿐, 하나님 나라에는 아무것도 더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역자들의 교회에 상처를 남긴다고 믿는다. 이러한 원칙을 통해 지금까지 비신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님을 영접하게 하여 30명 넘게 세례를 베풀었다. 

초기에는 세례 이후 기본적인 신앙 양육을 하고, 각자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교회로 인도했다. 그런데 모국어를 사용하는 교회로 인도했더라도 2-3년이 지나면 정착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23년부터는 다문화 교회로 전환중이다. 그러다보니 젊은 층이 선호한다. 교인 대부분이 30-40대이다. 현재 35명이 정회원이며, 주일예배는 세대통합 예배로 드린다. 

원주민 선교와 지역 섬김
이경태 목사는 BC주 릴루엣 지역을 시작으로 17년째 원주민 선교를 지속하고 있다. 원주민 선교는 리튼학교 청소로 시작되었으며, 2021년 대형 산불을 통해 큰 전환점을 맞았다. 마을 전체가 잿더미가 되던 날, 예닮교회 성도들은 즉각적인 구호 활동을 펼쳤고, 선교팀에서 ‘식구’로 관계가 변화했다. 

이후 밴쿠버 내 다른 교회들과 협력하여 ‘러브 퍼스트네이션 미니스트리(LFM, 대표 박완희 선교사)’를 조직해 협력 선교를 진행하고 있다. 

단기 선교팀을 조직해 여름 및 겨울 캠프를 운영하고,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며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년 500가정에 생필품 구호세트를 전달하고, 학교에는 선물 꾸러미를 나눈다.

처음에는 원주민들이 반감을 보여 성탄 캐럴조차 틀 수 없었다. 하지만 꾸준한 방문과 진심 어린 섬김이 그들의 마음을 열었다. 이후에는 “우리 주민들을 포기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변화가 생겼다.

예닮교회는 이제 단순한 선교 활동을 넘어, 현지인을 양성하여 역파송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숫자에 얽매이지 않고,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목회의 본질을 지켜가고 있다. 가정집, 카페, 원주민 마을로 이어지는 공간 변화 속에서도 ‘어디서나 복음으로 세상을 품겠다’는 신앙의 일관성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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