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청소년 수 급감 … 14세 이후 약 14만명 줄어
전문 사역자 양성과 프로그램 개발로 위기 극복해야

유초등부 졸업 후 눈에 띄게 감소해
유초등부 졸업 후 교회를 떠나는 청소년의 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통계청이 지난 2005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세에서 14세 기독교 인구(천주교 제외)는 73만 명으로 같은 기간 불교 인구보다 약 14만 명 정도가 더 많다. 그러나 15세에서 19세 인구 조사에 의하면 기독교 59만 명, 불교 58만 명으로 격차가 1만 명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청소년 시기를 보내면서 기독 청소년의 숫자가 14만 명 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이 결과는 이후 청년과 장년층의 인구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20세 이후부터는 불교와 기독교 인구 수가 역전되면서 줄곧 불교 인구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시기에 이뤄지는 교회 교육이 청장년시절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본 교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09년 각 지방회별로 파악한 청소년 수는 중등부 2만 8천여명, 고등부 2만 3천 여명으로 총 5만 여명이다. 같은 시기 교회학교 어린이 수가 10만 여명인 것에 비하면 절반이 채 되지 않는 숫자로 유초등부에서 중고등부로 넘어가면서 숫자가 확연하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신대 박종석 교수(기독교교육학)는 “현재 기독교교육계에서도 청소년 사역의 심각성을 깨닫고 원인을 파악중이다”라며 “청소년들에 대한 교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흔히 청소년들의 교회 출석이 감소하는 원인에 대해 입시위주의 교육을 꼽고 있지만 이에 대해 현장 사역자들은 ‘절반은 맞지만 절반은 틀린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최근 입시위주의 교육이 이뤄지면서 청소년들을 학교와 학원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교육만을 탓하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에 관심을 갖고 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프로그램과 대책이 마련된다면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필요 채워줄 프로그램 개발해야
원광호 목사(대성고)는 “교회가 학생들을 이끌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사가 학업과 대학입시라면 이런 관심사에 초점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서광교회와 원목단에서 진행한 청소년 경제·논술 교실에는 100명 모집에 400명이 넘게 지원하는 등 큰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교회가 청소년들의 요구를 채워주니 큰 호응이 이어진 것이다.
청소년 전문 사역자 양성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균 목사(해성여교)는 “청소년 시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공감해 줄 수 있는 멘토”라며 “청소년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맞는 교육방법을 연구, 적용할 수 있는 청소년부 전문 사역자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개 교회에서 청소년만을 위한 사역자를 세우고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교회 재정과 인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 교단 교육국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중등부와 고등부를 나눠 교육하고 있는 교회는 20%가 되지 않았다. 일부 교회의 경우에는 청소년부 사역에 대해 밝히기를 꺼리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또 중고등부 사역자가 있다고 해도 교구를 함께 담당하는 부목사들이 사역을 함께 하거나 주말에만 사역하는 파트 전도사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체계적인 교육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청소년 사역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기독 청소년 수의 감소는 곧 교단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청소년 사역 중요성 인식이 먼저
교단에서 이뤄지고 있는 청소년 관련 교육 프로그램도 방안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현재 총회 청소년부(부장 임석균 목사)와 교육부(부장 김관영 목사)는 매년마다 교사 수양회, 리더 컨퍼런스 등을 통해 청소년 사역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해결 방안은 개 교회와 청소년 사역자들이 풀어야 한다. 장단기 사역 비전을 세워 청소년을 교회의 미래 일꾼으로 세우는 일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회에서 중고등부를 사역하고 있는 한 목회자는 “청소년들은 교회학교와 청·장년 사역을 이어주는 허리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입시 전쟁과 사춘기를 겪으며 갈등하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이들이 교회의 미래라는 사실을 인식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