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로 인해 많은 이들이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입었다. 이번 피해 규모는 그야말로 사상 최악 수준이라고 하니, 참으로 비통하고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 삶의 터전을 잃고 깊은 고통 속에 있는 피해 주민들과 교회 공동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또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순직한 소방대원들과 공무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그 유가족들에게도 주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하시기를 바란다.
이번 산불은 단순한 재난이 아니라 우리 신앙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고난의 현실이다. 이미 여러 교단들과 기독교 단체들이 발 빠르게 구호 활동에 나서고 기도와 모금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더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가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피해를 입은 교회와 성도들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와 성금 모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특히 예배당과 사택이 소실된 교회들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전국의 성도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가와 사회도 이 어려운 시기에 정쟁을 멈추고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오직 힘을 합쳐 피해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할 때다. 정부는 신속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재난 예방 및 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해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권도 분열과 대립을 멈추고 피해 지역의 회복과 재건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긴급한 상황이 일단락되고 나면 이번 산불이 이처럼 거대한 규모로 순식간에 확산된 원인이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뭔가 대처가 아쉬웠던 부분은 없었는지도 반성하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언제나 어려움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이번에도 우리의 사랑과 연대를 통해 산불 피해 주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기도하며, 물질로 돕고, 직접적인 손길을 보태어 그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기독교계는 구호를 위해 많은 이들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낮아져 섬기고, 또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 슬기롭게 봉사활동을 전개해나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는 특정 단체나 개인의 이름을 내기 위함이 아니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기 위함이기에 불필요한 경쟁은 조금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국의 교회들은 피해를 입은 지역 교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예배 처소를 잃은 성도들이 다시 함께 예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피해를 입은 가정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물질적·정서적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작은 정성과 기도가 모이면 큰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가까운 지역교회들은 국가나 봉사단체들이 채워 주지 못하는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다. 일회적으로 그치지 말고, 비슷한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매뉴얼과 시스템을 만드는 일도 주도할 수 있다.
사랑의 눈으로 구석구석을 살피면 이웃의 어려움을 구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 참 생명의 복음을 전할 길도 수월히 열릴 것이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