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 14일 ‘3.1운동에서 본 현 시국’ 발표회
임영섭 목사 “교회, ‘샬롬’ 회복에 앞장서야”…이정익 목사 축도
3.1운동은 단순한 독립운동이 아니라 민주공화국 건설과 자유민주주의적 국제질서 편입을 위한 과정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3.1운동의 국제적 의미를 강조하며, 한국 기독교가 북한·중국의 자유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대표회장 임석순 목사)는 3월 14일 경동교회(임영섭 목사)에서 ‘3.1운동에서 본 현 시국’을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발표회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임영섭 목사가 ‘모든 이가 함께 누리는 평화’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임 목사는 “최근 계엄 이후의 우리 사회는 그 어디에서도 ‘샬롬’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기는커녕 사회 전체가 사분오열로 갈라져 있다. 서부지법 폭동에서 볼 수 있듯이 폭력이 난무하고 거짓과 선동이 판을 친다”고 안타까워했다.
임 목사는 “일제에 항거한 삼일운동도 비폭력 평화운동이었는데,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유하고 있는 우리 사회는 갈등과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갈등과 분열 한가운데에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있다는 사실이다. 하나님 나라의 ‘샬롬’을 위해 헌신해야 할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편을 갈라 폭력과 혐오와 배제를 조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예수님께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포기하지 않았듯 온전한 샬롬을 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목사는 “106년 전 과거의 삼일운동은 현재 갈등과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샬롬’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있다”며 “지금은 예수께서 십자가 고난의 길을 가시는 사순절이다. 한 마리 잃은 양을 찾아 고난의 길을 가시는 선한 목자이신 주님을 생각하면서 이 땅에 ‘샬롬’을 회복하기 위해 힘쓰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 후에는 이윤희 목사(전 한국군목회 이사장)와 조평세 박사(1776연구소 대표)가 각각 한국교회와 우리나라를 위해 기도했다.
이어진 발표회에서 박명수 교수는 ‘3.1운동에서 본 오늘의 한국사회’를 주제로 발제했다. 박 교수는 3.1운동이 일본의 압제에 항거하고 나라의 주권을 되찾자는 독립운동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당시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이 미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에 편입하려 했던 시도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국제적 관점에서 볼 때, 3.1운동은 한국이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적 국제질서에 편입하고, 모든 국민이 존중받는 민주공화국을 건설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며 “일본에서의 독립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을 세우는 것이 목적이며, 독립은 이것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3.1운동 당시 한국 기독교가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했듯이 최근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도 아시아의 자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동족인 북한이 인권과 자유가 없는 나라이며, 중국에는 수많은 소수민족과 많은 동포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더불어 북한과 중국의 자유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한국 기독교는 일본 기독교와 협력해 일본의 극우화를 저지하는 한편, 일본의 진보 세력과 함게 자유로운 아시아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해야 한다. 한국, 미국, 중국, 일본의 기독교가 협력해 자유롭고 민주적인 아시아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월례 기도회 및 발표회는 전 총회장 이정익 목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