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9:28~36

변화산에 대한 말씀은 공관복음 모두에 기록되어 있다. 누가복음은 율법을 대표하는 모세, 선지자를 대표한 엘리야가 예수님과 대화한 내용을 밝히고 있다.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을 말할새”(31절). 

모든 변화산 말씀은 베드로의 신앙 고백과 연결하고 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한다. 그때부터 예수님은 고난을 받고 죽으신 후에 부활하실 것을 말씀하기 시작했다. 이 말씀에 제자들의 반응은 분명했다. 베드로는 대항하였고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했으며 묻기도 두려워했다. 아직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복음으로 해석할 수 없는 실정이다. 죽음이 해결되지 않은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당연하다. 

예수님은 그리스도로서 십자가와 부활의 길로 나가야 하고 그 길을 제자들마저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 나라의 입장에서 십자가와 부활의 정당성을 제시하고 있다. 

모세는 하나님과 친구처럼 대면하여 대화하던 자였다. 그런 모세였지만 지팡이를 들고 반석에 명하여 물을 내라는 하나님의 명을 어기고 반석을 두 번 쳤다. 출애굽 후 40여 년이 지났음에도 변하지 않는 백성의 죄에 대한 분노였을 것이다. 하나님은 이를 거룩함을 나타내지 못한 모습이라 책망하였다. 그 결과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를 통해 모세도 성정을 가진 한 인간임을 보여 준다. 엘리야도 마찬가지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대 1의 대결에서 승리하고도 이세벨의 죽이겠다는 한마디에 영적 침체에 빠진다.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간구하였다. 

이런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에 대한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일까? 

모세와 엘리야는 자신들을 한계에 부딪치게 했던 죄의 질김과 공포를 부른 죽음의 해결은 그리스도가 이루셔야 함을 알았다. 그 완성은 십자가와 부활뿐이다. 하나님의 마음과 경륜, 인간의 상태를 통전적으로 경험한 두 사람은 하나님의 영광과 인생의 구원을 위해서는 그리스도로서 예수님이 십자가의 길을 통과해야만 함을 응원했을 것이다. 구약을 대표하는 두 인물의 등장은 이 십자가와 부활이 구약의 완성임을 알려준다.

 훗날 베드로는 베드로후서에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 더 나아가 예수님의 강림은 교묘히 만든 이야기를 따른 것이 아니요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크신 위엄을 통해 확증했다고 증언하였다. 십자가와 부활의 도는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핵심임을 보여 준다.

이런 놀라운 증거 앞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하나님은 말씀하셨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35절). 인간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십자가의 길이지만 끝까지 따르면, 그 십자가를 복음으로 알게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누리게 될 것이란 설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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