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5일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주일인 4월 20일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은 ‘사순절’이다.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의 의미를 깊이 묵상하며 우리 신앙의 본질을 돌아보고 사랑을 실천하는 기간이다. 절기는 매년 반복되는 것이기에 타성에 젖거나 형식적인 면으로만 치우치기 쉽다. 그러나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언제나 변함이 없듯, 우리 또한 신실하고 경건하게, 초심을 회복하는 자세로 이 기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특히나 부활신앙은 기독교의 핵심 중 핵심이요, 십자가 없이는 부활도 없기에,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 동안 무엇보다 십자가와 부활 속에 담긴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능력을 더욱 묵상하고 또 묵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독교인들은 먼저 경건을 체험하고 그 능력을 회복하는 데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우선 금식과 절제를 통해 정결한 삶을 사는 데에 힘써야한다.
이를 위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는 금식 못지 않게, ‘미디어 금식’도 중요하다. 오늘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일매일의 삶을 미디어로 시작해 미디어로 마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미디어 중독 속에서, 우리의 마음속에 점점 하나님을 멀리하게 된다. 때문에 적어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는 이 기간만이라도 금식과 미디어 금식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보다 더 정결케 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우리 마음의 주인이 되실 수 있도록 하며, 삶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워야 한다. ‘금식’이 힘들다면 엄격한 기준과 규율을 정해 ‘절제’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식’을 통해 악한 것들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씀 묵상과 기도를 통해 선한 것들을 ‘채우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이 기간 역시 엄격한 기준과 규율을 정해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함으로써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지는 축복이 모든 성도의 삶에 가득하길 바란다. 특별히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그 희생과 사랑을 깊이 묵상하고, 그 마음과 하나 돼야 한다. 그 사랑을 단순히 묵상하는 것에만 그쳐선 안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어 주셨듯이, 우리 또한 우리의 이웃을 우리의 몸과 같이 사랑하며 이를 실천해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돌아보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 사순절 기간 금식을 통해 모은 식비를 기부하는 것도 작지만 의미 있는 사랑의 실천이 될 것이다.
또한 전쟁과 기아, 환경 파괴, 사회적 불평등 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서도 행동하고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당하셨던 이유는 결국 모든 인류의 구원을 이루고자 하셨던 것이기 때문이다. 흑암과 사망의 권세 아래 고통받는 이들을 살리고 돌보는 일에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길 바란다.
연합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가장 간절히 소원하시고 기도하신 것 중 하나가 바로 연합이었다. 부디 이 사순절 기간 모든 한국교회가 한마음 한 뜻이 되어, 부활절 예배를 화목의 제사로 온전히 드리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