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벽두 이작교회 역사상 처음 가진 국내 순교지 방문에서 우리는 한 가지 공통된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순례지에 이름을 남긴 순교자들은 모두 한국전쟁 당시 공산당에 의해 희생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병촌성결교회의 66명, 두암교회의 23명, 문준경 전도사, 그리고 임자진리교회에서 신앙을 지키던 이판일 장로의 가정 13명 등 총 48명이 총칼 앞에 스러졌습니다. 그들은 손발이 묶인 채 바다에 던져졌고, 갯벌에 버려졌으며, 죽창과 몽둥이로 수없이 찔리고 맞았습니다. 

기독교와는 무관하지만, 대이작도에도 이와 비슷한 민족의 비극이 서려 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지방 빨치산들이 섬으로 침투하여 주민들을 학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은 공산군에게 동조하며 완장을 차고 앞장섰습니다. 그러나 국군이 섬을 수복한 후, 공산 치하에서 주민들을 살해했던 이들은 다시 국군에 의해 총살형을 당했습니다. 지금도 그들의 후손들은 같은 섬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작은 지역사회에서 벌어진 비극이지만, 이는 곧 한국 사회 전체가 겪은 아픔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남 임자도의 임자진리교회 순교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이판일 장로의 가정은 공산 세력이 예배당을 빼앗았음에도 불구하고 밀실에서 기도회를 지속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예배 중 발각되어 3대 13명이 순교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유일하게 살아남은 장남 이인재는 부모와 형제를 죽인 좌익 세력에게 복수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을 따라 모든 것을 용서했습니다. 그로 인해 임자도는 피의 복수가 없는 평화의 섬이 되었고, 대부분의 주민이 기독교인이 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위대함은 예수님께서 그러하셨던 것처럼, 이웃을 향해 늘 용서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제2의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서로의 미움을 내려놓고 사랑해야 합니다.

고린도전서 13장 4절은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며”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시기와 질투가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시기와 질투는 사악한 세력이 이용하는 도구입니다. 이 역사는 에덴동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악한 뱀은 하와를 유혹했고, 가인은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를 둘러싸고 아벨을 시기하여 결국 그를 죽였습니다. 그는 인류 최초의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시기는 미움을 낳고, 미움은 살인을 초래합니다. 시기와 질투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이기에 이타적일 수 없으며, 이타적이지 못한 자는 사랑할 수 없습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누군가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미워하고 증오하고 있다면, 이제는 우리 성결교회 순교자들과 그 후손들이 보여준 진정한 기독교적 영성을 본받아야 합니다. 그들은 용서하고 사랑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 땅에 진정한 평화와 화해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