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학자, 물리학자, 철학자이며 기독교 변증 에세이집 ‘팡세’의 저자이기도 한 블레이즈 파스칼은 1654년 11월 23일 밤의 기독교적 체험에 대한 기록도 남겼다. 그 밤의 체험 이후 파스칼은 샘 해리스가 『종교의 종말』에서 지적한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완전히 회심했다. 그때로부터 파스칼은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기독교 변증에 몰입되어 있었다.

▨… “예수를 통해 우리는 신을 안다. 신을 안다고 주장하면서 예수 그리스도 없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증거만 제시할 뿐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믿을 만하고 명백한 증거들인 예언을 갖고 있다. 사건이 실현되고 진실을 입증 받음으로써 그러한 예언들은 그 사건들이 필연적임을 보여주며 따라서 예수가 신임을 증명한다.” (샘 해리스, 『종교의 종말』)

▨… 파스칼은 비록 니체로부터는 “오로지 자신의 기독교 신앙 때문인데도 원죄 때문에 자신의 이성이 타락했다고 믿었던 파스칼”이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현대의 그 어느 누구의 기독교 변증보다 신앙적이라고 긍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천재적인 수학자이자, 철학자, 물리학자였던 파스칼은 예언을 확증한 예수께 감동한 나머지 기독교 교리를 변호하는 작품을 쓰는데 짧은 생애(1623-1662)의 말년을 바쳤다.

▨… 파스칼만큼 뜨거운 열정으로 예수의 그리스도 됨을 증언하던 한국교회는 <코로나19>의 엄습으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고 on-line 예배에 길들여진 교인들은 ‘가나안교인’으로 탈바꿈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교단은 ‘회개와 상생으로 다시 뛰는 성결교회’를 앞장세워 장로, 권사 수련회등 평신도 운동을 채찍질했다.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그러나 수련회가 수련회로만 끝나버리고 성령의 역사는 부르짖음에만 머무른다면 AI시대의 우주의 그리스도는 누가 증언할 수 있는지—  설마, 아이작 아시모프는 아니겠지만 —  조금은 궁금해진다. 우리의 체험이, 지식이 성령의 역사를 변증하기에 부족하다는 한계는 우주적 그리스도에 대한 우리의 변증을 자칫 알고리즘에 갇히게 할지도 모른다. 우주적 그리스도론의 변증이 아직은 발등의 불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시대 신앙인의 새로운 과제임을 뉘 있어 부정할 수 있는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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