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흑인이 한때 세계를 지배했음을 안다. 그때 백인들은 동굴 속에 사는 야만인이자 미개인이었다. 또 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당시 학문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의 대학들에서 흑인 교수 수천 명이 가르쳤다는 것도 안다. 세계의 문명이 고대 이집트에서 탄생했다는 것도 안다. 그리스와 로마가 이집트에서 기술과 문자를 빼앗아 응당 이집트의 몫인 명예를 가로챘다는 것도 안다.”(M.맥밀런·역사사용설명서)

▨… 문명사관에 대한 작은 이해만 있더라도 진실과 진실 비슷한 것 또 입증될 수 없는 것을 교묘하게 얽어놓은 이 글이 감추고 있는 의도는 쉽게 간파되어질 것이다. 앞의 글은 1932년에 미국인 흑인지도자 마커스 가비(M.Garvey)가 ‘흑인은 누구이고 무엇인가?’(Who and what is Negro?)라는 제목으로 흑인의 자긍심을 높여 흑인의 단결심과 투쟁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쓴 것이다.

▨… M.가비는 1930년 대의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 ‘니그로’라는 천대를 벗어나서 당당하게 미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러므로 가비는 자신이 ‘흑인(Negro)'임을 밝혔고 그 당당함 때문에 흑인사회에서는 박수를 받았다. 자신이  행여라도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없을까하고 신분을 위장하거나 감추려 하지 않았다. 그점에서 그의 글은 약자의 안타까운 도전이었다.

▨… 지난 주간, 국내 유수의 일간지에 ‘교회를 바로 세우는 글!’이라는 이름으로 전면광고가 게재되었다. 제목은 그럴 듯하지만,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는 금방 들통나는 광고였다. 진실과 진실 비슷한 것 또는 입증될 수 없는 것들을 얽은 솜씨도 가비의 수준에조차 이르지 못하는 것이었다.

▨…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 광고의 게재자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목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있었다. 교단에서는 그런 이름의 사람은 소속목사 명단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지만, 눈 하나 꿈쩍하지도 않고 우리 교단 목사라고 광고에 못박고 있는 것이다. 이를 어이할꼬? 교단 지도부는 ‘누구 버르장머리’ 고치겠다고 조자룡의 헌 칼을 벼릴 것이 아니라 이런 미친 자의 행태를 잘라버려야만 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교만의 명예가 곤두박질치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인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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