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세 교인 대상 설문조사
미래 불안과 불확실성 커지며
점-사주-타로 의지하려는 경향
“비성경적인 것에 위안은 안돼”
무속이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모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새해가 되면 한 해 목표를 세우는 것만큼 흔하게 신년운세를 본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거나 풀리지 않는 고민이 생길 때도 사주팔자(사주명리), 토정비결, 타로카드, 신점 등을 찾기도 한다.
실제 한국리서치가 2022년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도 2017년 이후 한 번이라도 사주, 타로, 관상, 신점 등 점(占)을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1%에 달했다.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사주팔자를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49%로 가장 높았고, 토정비결(40%), 타로카드(31%), 신점(神占, 16%) 등의 순이었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20대 중에서는 타로카드 점을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5%로 절반 이상이다.
문제는 기독청년들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사주나 타로, 점을 보는데 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2023년 19~34세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 청년 절반 가까이가 점·사주·타로 등을 경험했다고 답해 충격을 주었다.
기독청년들은 점·사주 등 타종교 콘텐츠 경험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명상·요가’ 경험 비율 45.7%, ‘점·사주·타로 등’ 경험 비율 45.4% 등으로 나타났다. 타종교 콘텐츠의 신앙 도움 여부에 대해서도 무려 80.1%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명상·요가, 점·사주·타로 경험률은 여성일수록, 신앙생활 기간이 짧고 신앙 단계가 낮을수록 높았다.
이에 대해 당시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민형 교수(성결대)는 “일반적으로 ‘명상이나 요가’는 마음의 위로와 평안을 위한 활동으로 알려져 있고, ‘점·사주·타로’는 인생이 불안할 때,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결국 기독청년들은 개신교 종교 활동 외에도 막막한 현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해 타종교 활동에도 참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기독청년들 왜 무속을 찾을까?
노년 세대보다 오히려 젊은이들이 무속 신앙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재영 교수(실천신대)는 “젊은 세대들이 그만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삶의 불안함과 불확실성,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무속에 의지하려는 심리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이들이 왜 교회 공동체나 목회자를 찾아가지 않고 무속 신앙에 의지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독교의 사회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교회의 가르침이 젊은 세대들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으며, 자기 문제에 깊이 공감하기보다는 훈계하는듯한 교회 지도자들의 태도에 반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깊은 속내를 털어놓았을 때 온 교회에 소문이 나서 교회에 계속 다니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교회가 안전한 공동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자기를 잘 알지 못하는 무속인에게 깊은 속내를 털어놓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느끼고 고민을 얘기했을 때 위로를 받으면서 치유 받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교수는 기독교인들이 비성경적인 행위에 위안을 얻거나 의지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주문했다.
정 교수는 “성경은 우상 숭배뿐만 아니라 ‘무당이나 점쟁이를 찾아가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독교인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기도하고 은혜를 구해야 한다”며 “미래를 무속인에게 의지하거나, 궁합으로 배우자를 결정하는 것은 신앙적으로 매우 잘못된 태도”라고 강조했다. 또한 “한 해를 준비할 때도 운세를 보며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