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극한 정치적 갈등 속에 있는 기독시민을 위한 행동지침’ 발표
법 질서 준수, 가짜뉴스 전파 금지, 정치적 입장 존중 등 제안
최근 탄핵 정국을 둘러싸고 교계마저도 극한의 대립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 시민단체가 갈등 해결을 위한 실천 방안들을 제안해 눈길을 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1월 31일 ‘극한 정치적 갈등 속에 있는 기독시민을 위한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행동지침에서는 우선적으로 상식적이면서 법을 준수하는 기독시민으로서 지양해야 할 사안들을 정리했다. 악의적인 내용이 담긴 가짜뉴스를 무차별적으로 전달한다거나 최근에 벌어진 서부지법 습격처럼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폭력을 통해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악마화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유튜브 방송이나 SNS에 몰입하며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카톡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 기관의 판결을 비판할 수 있지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 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등이다.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고 갈등을 줄이기 위한 실천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하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합시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도 이 나라의 한 구성원임을 기억합시다 △카톡이나 SNS를 통해 얻은 정보는 신문과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사실 확인을 합시다 △나의 확신과 신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지 주의합시다 등이다.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자는 당부도 담겼다. △교회와 일상에서 덕을 세우기를 힘쓰며,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윤리적 실천을 합시다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고 약자가 보호받는 나라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등이다.
이번 행동지침 초안을 작성한 정병오 기윤실 공동대표는 “비상계엄 사태를 지나고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그리스도인들도 신앙의 기준을 넘어서서 정치적인 입장에 과도하게 매몰된 상황”이라며 “그리스도인이라면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내 입장을 표현할 수 있다. 가짜뉴스를 전파하거나 폭력을 쓰고, 상대방을 과도하게 미워하는 것을 신앙적으로 합리화하는 일은 하나님이 슬퍼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 주장이 100%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탄핵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그리스도인 모두 자신의 이념이나 신뢰하는 정치 지도자를 십자가 위에 올려서는 안 된다”며 “하나님을 섬기고, 교회를 위한다는 행동들이 우상이 될 수 있고, 나아가 교회를 파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자신을 돌아보고 가운데 말씀에 스스로를 비춰보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신앙인의 중요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