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는 너무나 애통하고 끔찍한 일이었다. 주일 오전 느닷없이 날아든 이 비보에 온 국민은 깊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한국교회는 이 엄청난 비극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지를 잃은 이들을 위해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는 말씀처럼 진심으로 위로하며 그들과 아픔을 나눠야 한다.
감사하게도 한국 기독교계는 단순히 말로써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위로를 전했다. 특히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은 사고 당일 즉각 긴급구호활동을 결정하고 그날 밤 구호물품을 실은 채 즉시 사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들은 현장에 합류한 20여 명의 목회자들과 함께, 봉사단은 유가족 등 현장에 있는 이들에게 컵라면과 생수, 각종 음료와 커피, 차, 필요한 물품을 나눴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도 1월 2일 오후 2시 희생자 유가족과 자원봉사단에 성금과 위문품을 전달했다. 세계성시화운동본부는 현장에서 봉사 중인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에게도 휴대용 물티슈, 에너지바, 치약 칫솔세트 등을 나누고 성금을 전달했다.
기독교계 지도자들도 잇달아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많은 교회들이 송구영신예배를 환호 대신 조용한 기도로 맞이하기도 했다. 우리 교단 류승동 총회장도 긴급 서신을 발표하고 애도에 동참했다. 류 총회장은 “성결교회는 큰 슬픔을 당한 유가족과 함께하며, 부상자의 빠른 쾌유와 국민 모두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를 간구한다”면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노력을 당부했다.
기독교계는 유가족들이나 이 참사로 인해 비통해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사려 깊은 언행을 보여야 한다. 특히 온라인 소셜미디어 사역단체 <교회친구다모여>에서 지난 12월 30일 ‘재난 상황에서의 크리스천을 위한 미디어 이용 지침’을 10가지로 제안했는데, 이는 ①‘세상’의 아픔에 무관심하지 않습니다 ②우리의 ‘좋은 소식, 기쁜 소식’을 기꺼이 뒤로 미룹니다 ③피해자와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되 신중히 표현합시다 ④섣부른 영적 판단을 지양하고 영적 공감을 지향합시다 ⑤무분별한 정보 확산을 자제합니다 ⑥헌신과 섬김, 나눔, 연합의 자리로 ⑦미움 대신 사랑을 선택합니다 ⑧우리가 하나님의 ‘디스플레이’라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⑨‘코람데오’ 하나님 앞에서! ⑩불안을 넘어 평안으로 등이다.
이와 같은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세우는 일에도 기독교계가 관심을 갖고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제 문제는 이를 계기로 우리가 얼마나 개선되고 성숙해지느냐다. 그것이 산 자의 책임이요, 하나님께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시는 책무 중 하나다.
이제 이 비극 앞에, 한국교회는 희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파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도움과 나눔의 손길을 뻗고, 기도의 무릎을 꿇음으로써 말이다. 우리의 작은 힘과 능력으로는 부족할 수 있을지 모르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면 결국 이 암담한 현실 속에 또다른 희망이 열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