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사역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교사들의 마음가짐과 열정을 일순위로 꼽을 것이고, 어떤 이는 담임목사가 다음세대 교육에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 혹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지를 따져볼지도 모른다. 서울남지방 서부교회(임채영 목사)의 답은 분명했다.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라는 누가복음 2장 52절 말씀을 따라 아기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경험하면서 영육간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셨던 예수님처럼 자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돕는 것이다. 아현뉴타운이 들어서면서 2014년 11월 23일 현재의 위치로 예배당을 옮긴 서부교회 주변에는 교회를 중심으로 반경 800m 안에 대형교회인 아현감리교회를 비롯해 20여 개 교회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부교회는 교회가 밀집된 지역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면서 서부교회만의 교회교육을 정립해나가고 있다.
교육디렉터를 맡고 있는 왕정욱 목사는 서부교회 교회교육의 목표를 “단기적으로는 아이들이 교회 오는 게 즐겁고 행복한 경험을 많이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중기적으로는 복음으로 충만해 자신의 삶이 변화가 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삶의 변화가 주변으로 확장되는 성장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양육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부교회는 아기부터 장년까지 주일예배에서 선포되는 성경본문이 동일하다. 연령대에 적합한 전달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해당 성경본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주제의식을 서부교회 성도가 함께 공유한다.
아울러 교회학교에서는 흥미 있는 놀이를 통해 그날 배운 성경공과를 기억하게 하는 복습게임도 실시하고 있다. 교육위원장 손종훈 장로가 제안한 것으로 아이들이 말씀을 듣는 시간에 집중하게 하고 신앙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연령대에 맞게 빙고, 점수판, 스티커 등 다양한 형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성경사건, 인물, 장소나 영적 교훈, 적용에 대한 문제를 내는 방식이다.
200여명 아이들이 북적북적
서부교회 교회학교는 사역은 아기부터 청년까지 나이별로 세분화해 운영되고 있다. 아기예배는 두 돌이 되지 않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예배드린다. 아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 활동을 통한 특화된 사역을 하면서도 부모들을 위한 설교도 놓치지 않고 있다. 유아예배는 두 돌이 지난 후부터 5세까지 드리는 예배로 부모와 떨어져서 드리는 첫 예배라는 특징이 있다. 신앙 안에서 자립심을 기르는데 집중한다. 유치부는 6-7세, 유년부는 초1-3학년이 대상으로 한국컴패션의 양육 프로그램인 ‘Growing 252’를 주일 오후에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초등부는 4-6학년으로 진행하고, 청소년부는 중고등부가 연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청년부는 올해부터 대학생과 20대 중심으로 운영되고, 30대 청년들을 위한 예배를 따로 드리게 됐다.
서부교회 교회학교는 2024년 기준으로 아기부터 청소년까지 200여 명, 청년들은 매주 평균 50여 명이 출석하고 있어 주일이 되면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끊이질 않는다.
아기예배를 통해 교회까지 등록하게 된 권강표 성도는 나이대별로 구성된 예배를 서부교회 교회학교의 장점으로 꼽았다. 권 성도는 “둘째 아이가 아기예배, 유아부를 거쳐 올해 유치부까지 올라갔고, 첫째 아이는 유년부 3년을 마치고 초등부에 올라갔다”며 “목회자분들은 아이들의 수준에 맞에 말씀을 잘 전해주시고, 교회학교를 섬기시는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잘 돌봐주셔서 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다리 놓기 ‘다니엘학교’
신앙과 실력을 갖춘 다음세대를 키우며 지역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잇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다. 2009년 4월 6일부터 방과후학교로 시작된 다니엘학교는 서부교회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사역 중 하나다. 교회 주변 학원들의 입시를 위한 국영수 중심의 교육과는 차별화되는 독서교육이 핵심으로 지역사회에서도 입소문이 퍼졌다. 아트 앤 북스, 독서논술 등 독서교육 외에도 모래놀이 그룹상담, 발레, 아이랑 엄마랑 꽃꽂이 등의 특별활동도 이뤄지고 있다.
다니엘학교의 모든 수업은 기독교 교육을 전제로 진행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니엘학교에 등록하는 부모에게 처음부터 기도와 예배가 동반된다는 점을 설명하고, 이에 동의한 이들만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는데도 수강생 100여 명 중에서 80-90%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다. 왕 목사는 “다니엘학교를 통해 아직 신앙이 없는 아이들에게 교회가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목표도 있다”며 “각 부서나 교회학교에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아이들에게 홍보도 하고, 참여도 이끌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전도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주일 행사인 서부랜드는 EAT(떡볶이), PLAY(낚시놀이, 너프건 맞추기, 닌텐도), FUN(풍선 및 뽑기 선물) 등으로 진행됐다. 10월 12일 열린 ‘상상 놀이터’는 교회학교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니엘학교 수강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두루 참석해 먹거리와 놀거리 그리고 복음이 있는 복화술 공연을 통해 직접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천국잔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11월 23일에도 일일캠프 지구 구출 대작전을 진행해 다니엘학교와 교회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관련 수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부터 시작된 ‘요게벳의 기도’도 빼놓을 수 없다. 부모와 교사, 아이들이 새 학기를 앞두고 일주일 동안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고, 자녀를 양육하면서 느꼈던 마음을 나누며 공통의 기도제목으로 함께 5일 동안 기도하는 방식이다.
전·후반기 부모와 자녀가 함께 떠나는 선교역사여행은 강화도, 진주 등 기독교 유적지들과 박물관 탐방을 다니는 프로그램으로 부모와 연계된 사역이면서 동시에 믿지 않는 아이들도 참여해 전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서부교회는 내년 교회 설립 70주년을 앞두고 교회교육체계를 새롭게 세워가고 있다. 3040 부모세대와 자녀세대의 실제적인 필요를 채우고 부서별로 신앙 성장을 위한 세부 달성 목표를 조정 중이다. 특히 새해에는 아기부터 노년까지 모든 성도가 참여하는 온세대예배도 드릴 예정이다.
임채영 목사는 “신앙교육은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가정에서도 신앙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체계를 갖추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며 “더불어 신앙교육이 대학부에서 끝나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전 생애주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회가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