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늘 특별한 의미를 갖지만 올 해가 더욱 그러한 이유는, 선교 14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1885년 부활절,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제물포항을 통해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 작지만 위대한 한 걸음은 암흑과 절망이 가득하던 이 땅에 마침내 생명의 복음의 광명과 희망이 비취기 시작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선교 140주년인 2025년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은 너무나 무겁다. 특히 지난 연말 비상계엄과 탄핵 등이 터지며 혼란스러워진 정국으로 온 나라에 엄청난 불안과 갈등이 증폭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위기까지 초래되고 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무안공항에서의 여객기 사고로 백수십 명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도 있었다. 기독교계 역시 남을 걱정할 처지가 못된다. 장기화된 교세 침체 내지 감소,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 저출산·고령화, 젊은층의 교회 이탈 등 수많은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희망을 노래하며 힘차게 새로운 한 해를 전진해 나가야 한다. 그 희망의 근거는 다름 아닌 전지전능하시며 우주 만물과 인간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경영하시기에, 우리는 우리의 능력과 처지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어둡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140년 전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다. 140년 전 조선은 정치적 혼란과 외세의 침략, 문화적 폐쇄성, 그리고 서양인에 대한 무지와 반감 등, 복음을 받아들이기에 너무도 척박한 땅이었다. 하지만 이 땅에서 선교사들은 생명을 걸고 복음을 전했고, 초기 기독교인들은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지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엄청난 것이었다.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많이 침체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140년 전에는 꿈도 꿀 수 없었을 정도의 엄청난 교세를 갖고 있다. 열정과 지성을 두루 갖춘 헌신된 신자들의 수는 유구한 기독교 전통을 가진 서구의 교회들조차 부러워할 정도로 매우 많다. 세계 선교와 대사회적 섬김에 투입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도 전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풍부하다.

더욱이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종교 자유 역시 140년 전 조선은 물론 현 시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가장 앞선 수준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로,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로, 비기독교적 관습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핍박을 걱정하는 이들은 극히 드물다.

2025년 한국교회는 새로운 비전을 품고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회복해야 할 것은 복음의 본질, 즉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의 정신이다. 교회 내외의 갈등을 치유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진정한 사랑의 공동체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첫걸음이 돼야 한다. 또한 우리는 청년 세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과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 선교 140주년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새로운 기회의 해다. 과거보다 풍요롭고 안정된 환경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다시금 되새기고 더 큰 희망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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