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성탄 ‘따뜻한 밥상’
반찬 15가지 도시락도 준비

지난 12월 21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가 골목길,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달콤한 팝콘 냄새도 솔솔 나서 입맛을 다시게 했다. 

행복한교회(김경임 목사)가 올해도 주민들을 위해 ‘따뜻한 밥상’을 차렸다. 교회는 성탄절마다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밥상 잔치’를 열어 이웃과 함께 하고 있다. 벌써 21년째다. 코로나 때도 거르지 않았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기뻐하며 성탄의 의미도 함께 나누기 위해서다.

이날 성탄잔치는 전날 내린 눈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음식을 하는 성도들의 얼굴에는 온정이 묻어났다. 시간이 갈수록 모이는 주민의 수는 많아졌다. 맛있는 냄새가 가득한 골목길을 지나서 교회로 들어서자 빨간색 산타 모자와 나비넥타이를 맨 성도들이 주민들을 맞았다. 

새벽 3시부터 준비한 음식은 모두 22가지로 식탁에 앉자마자 성탄 복장을 한 성도들이 메뉴를 안내하고 음식을 대접했다. 여기에 방금 튀긴 팝콘과 붕어빵, 직접 만든 각종 차는 덤이다. 

처음엔 쑥스러워하던 주민들도 음식이 들어오니 어느새 얼굴이 편해지고 즐겁게 농담도 했다. 교회 안으로 들어가기 원하지 않는 주민들에게는 밖에서 먹거나 포장을 해서 준다. 

이렇게 행복한교회의 따뜻한 밥상에는 오전 11시부터 2시까지 주민 300여 명이 다녀갔다. 시끌벅적 정신이 없었지만 주민들과 성도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올해는 몸이 불편해 거동할 수 없는 이웃을 위해 도시락도 준비했다. 밥과 호박죽, 꼬마김밥, 돼지철판구이, 물김치, 미역국 잡채 과일 샐러드 각종 나물 반찬 청포묵까지 도시락에 15가지 반찬을 담았다. 쌀쌀한 날씨에도 김경임 목사와 성도들은 도시락을 받고 기뻐할 어려운 이웃들의 얼굴을 생각하는 듯 입가에는 절로 미소가 번졌다. 

따뜻한 도시락과 먹거리를 선물 받은 어르신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할머니는 “매년 잊지 않고 이렇게 맛있는 걸 갖다주시니 감사하다”며 “모처럼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녹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임 목사는 “‘요즘 누가 이렇게 음식을 공짜로 주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어르신도 있지만 대부분 반갑게 맞아 준다”면서 “성탄 밥상을 위해 기부도 하고 모금도 동참하는 분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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