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문화선교 트렌드’ 세미나
“기술 진보와 신학 조화 모색해
인간 존엄-공동체성 유지 기여”
‘응원봉 시민’ 등 청년층 분석도
한국교회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쳐 교역자와 성도할 것 없이 세대교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성도로서의 정체성을 지역이나 세대, 성별로 엮어 동일시하던 이전의 교회 문법이 통용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필름포럼(대표 성현),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은 지난 12월 19일 ‘문화포럼 2025 문화선교 트렌드’를 개최했다.
‘2025 한국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성현 대표는 2024년의 목회 현실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로 △사라지는 주일 점심식사 △어려워지는 교육전도사 청빙 △축소되는 기독교 문화 △심화되는 교계 양극화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성현 대표는 “이런 목회 현실은 각각 동떨어진, 개별적 현상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긴 시간 쌓아온 신학적인 방향과 목회의 그림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마주하게 된 성적표와 같은 것”이라며 “하나의 성공 사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목회 신학의 전반적인 검토와 왜곡된 채 장기간 방치되어 온 교회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보수와 재건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실 목사(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는 2025년에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조력자로 자리 잡고, 1인 사역자가 디지털 도구를 통해 다양한 역할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에 ‘인공친밀성’이라는 낯선 감정이 피어날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목사는 “AI 에이전트는 교회의 사역과 행정 그리고 콘텐츠 제작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면서도 “그 활용 과정에서 복음적 가치와 윤리적 기준을 지키면서 신학적 논의와 함께 AI개발을 위한 책임 있는 역할과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와 청년세대 트렌드를 분석한 임주은 연구원(문화선교연구원)은 ‘불안’이라는 단어로 2024년 한 해를 압축했다. 예를 들어 숏폼비디오를 통해 대중문화 콘텐츠, 사회·경제 뉴스, 설교까지 짧고 간결하게 받아보려는 젊은 층의 문화는 시간에 대한 불안과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에 특화된 것들을 찾으려는 청년들의 욕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불안정한 경제소득과 불확실한 경기전망이라는 공통된 시대적 경험 속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은 ‘최대한 힘과 시간은 덜 들이고,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빠른 방법’을 찾아 나서는 특징을 띤다”며 “소설, 드라마, 영화 등에서 회귀물 장르가 계속해서 뜨는 현상도 ‘이미 인생 1회차는 망했다’는 일명 ‘이생망’ 가치관을 지닌 이들에게 있어서 인생 리셋의 기회를 대리 체험해보는 것 역시 시대적·사회적 불안과 맞닿아 있는 트렌드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5년 문화 트렌드 전망에 대해선 △나다움을 유지하며 불안의 시대를 겪어내는 ‘비주류’ △주체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불안을 승화시키는 ‘응원봉 시민’ △AI 시대 물성의 중요성이 더욱 짙어지는 ‘감성’ 등을 꼽았다.
임 연구원은 “교회를 참여적인 공동체로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가진 특성들을 반영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갈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며 “(교회는) 청년들이 가진 공통된 불안의 경험과 더 나아가 문화적 특징들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