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가져온 ‘디지털 목회’··· 마음의 병 치유 힘써야

유튜브 예배-줌 소모임 진행 등
뉴 미디어 활용이 대세 트렌드
경제 불평등-정치사회 불안 등
불안-스트레스도 어루만져야

 노인-다음세대 목회 주목하고
 믿음지킨 진실한 신자 찾아내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전하는
‘걸어다니는 교회’ 많이 세워야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의 삶은 겉보기에 정상으로 돌아온 듯이 보이지만, 그 후유증은 아직 치유되지 않은 채 곳곳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의 빠른 사회적 적용, 동유럽과 중동에서 일어난 전쟁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 국내의 탄핵 정국 등 빠르게 돌아가는 사회 변화의 격랑은 새로운 문화, 새로운 세대의 출현과 더불어 교회를 둘러싸고 있다. 이런 삶의 조건들은 목회 환경에서 이롭게 작용할 것인가? 새해를 맞아 목회 전문가에게 중요하게 봐야 할 핵심 주제들과 목회 방향에 관해 들어본다. 

상처 입은 내면을 어루만지는 목회
지혜로운 목회자라면 성경의 진리와 함께 시대와 문화를 읽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 이후의 삶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그 영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채 우리의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달라진 삶의 양식은 기독교인들의 의식과 행동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독립적 또는 독자적인 생활에 익숙해졌다. 서로 고립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이것은 신자들에게 신앙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예배는 유튜브로 송출되고, 줌으로 소그룹을 진행하며, 밴드와 카카오톡을 이용하여 소통하는 방식에 익숙해졌다. 이것은 하나의 목회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며, 지혜로운 목회자라면 반드시 이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신적인 삶을 돌보는 것도 목회의 중요한 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이런 경향이 전부터 있어 왔지만,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이 문제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치적 격변, 경제적 불평등, 젊은이들의 고용 불안 등은 모든 세대를 정신적으로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상담가를 찾아가고 무당에게 자신의 운명에 관해 문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대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목회자라면 세상 속에서 남모르게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내면을 돌보고 치유하는 목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노인 세대와 다음 세대에 집중하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구학적 변화로 인해 두 종류의 세대가 목회의 대상으로 뚜렷하게 부상하고 있다. 하나는 노인 세대이고, 다른 하나는 다음 세대이다. 이미 한국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내년 2025년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000만 명 이상이 노인인 사회가 된다는 뜻이다. 교회에서도 노인 신자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에 대한 목회적 관심이 중요해졌다. 그들을 교회의 다수로 인정하고 그들의 신앙과 삶을 본질적으로 돌보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다음 세대 역시 목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이들은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라 인구가 적기 때문에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인구수가 부족한 데다가 그들은 근본적으로 기독교와 교회에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교회 내에 젊은 구성원들이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들을 그냥 내버려뒀다가는 어른 세대가 마련해 놓은 큰 예배당이 텅텅 비게 될 수도 있다. 이들에 대한 목회적 돌봄은 단순히 교회학교 성장과 부흥을 논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의 가치관, 세계관, 인생관을 바꿀 획기적인 기독교 교육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 교회와 가정, 교회와 학교가 연동될 수 있는 목회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도도 잘되지 않고, 한국 기독교도 수십 년째 침체하다 보니 과거처럼 믿지 않는 집에서 예수 믿는 아이들이 잘 생겨나지 않는다. 도널드 맥가브란이 교회의 양적 성장을 가져오는 네 가지 요인에 관해 말했는데, 그중 하나가 생물학적 성장이다. 믿는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이 신자가 됨으로써 숫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옛날처럼 아이를 많이 낳는 시대는 아니지만, 이제는 있는 자녀들만이라도 신앙 교육을 잘해 신앙의 대를 잇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는 신자들을 키질하였다
한국 교회가 침체하고 부흥의 불길이 식어 버려 하나님께서 그 불씨를 다시 지피실 때까지 기다려야 하지만, 전혀 소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구약 시대에 여호와를 믿고 섬기는 의인들, 곧 남은 자들이 있었던 것처럼 이 시대에도, 이 한국 땅에도 하나님을 진실하게 믿고 섬기려는 신자들이 곳곳에 있다. 그들을 찾아내고 그 세력을 키워야 한다.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전체 신자 수는 줄어들었지만, 신앙의 순도는 더 높아졌다. 사회에 양극화 현상이 보편적이듯이 기독교에도 신앙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신자들을 키질하여 믿음이 없는 자들을 떠나게 하였다. 떨어져 나간 사    람들도 많지만, 신앙을 지킨 신자들은 전보다 더 바르게 믿고 열심히 헌신하기를 원한다. 진실한 신앙의 사람들은 진실하고 참된 교회를 찾는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목회자라면 이런 마음을 가진 준비된 사람들을 찾아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사역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회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도 같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 자체를 가리킨다.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려는 목회자라면 사람을 그리스도의 헌신된 제자로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것이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는 목회의 핵심이다.

 

사람을 세우는 리더십
독일의 교회성장학자 크리스티안 슈바르츠는 건강한 유기체적 교회의 8가지 질적 특성에 관해 말했는데, 그 첫 번째가 리더십이다. 그런데 그냥 리더십이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리더십이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특히 집단의식이 강한 한국 교회에서 목회의 핵심은 리더십에 있다. 어떤 리더십이 필요한가? 사람을 세우는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가? 모달리티(modality) 리더십과 소달리티(sodality) 리더십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모달리티 리더십이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누구든지 사랑으로 보듬고 돌보는 리더십을 말한다. 목양적 목회 리더십을 말한다. 반면에 소달리티 리더십은 특정한 비전과 사명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그리로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말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비저너리’(visionary)의 리더십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사람을 세우는 리더십의 두 차원이다. 이를 단순하게 말하면, 첫째는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해 믿는 신자가 되게 하는 과정이요, 둘째는 초신자를 가르치고 훈련하여 성숙하고 헌신적인 신자로 육성하는 과정이다. 

도널드 맥가브란은 첫째 단계를 가리켜 ‘제자화’(discipling)라고 하였고, 둘째 단계를 가리켜 ‘완전화’(perfecting)라고 하였다. 우리 성결교회의 교리에 비추어 설명한다면 중생의 단계와 성화의 단계라고 말할 수 있다. 

마태복음 28장 19-20절에 나오는 내용이 이를 말한다. 그 내용은 목회의 단계들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이 말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불신자들에게 다가가는 성육신적 사역을 가리킨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이것은 구원받은 사람을 그리스도의 몸인 신앙 공동체에 합류하도록 안내하는 등록과 세례, 입교 과정을 말한다. 그런 초신자들에게 예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말씀하셨다. 양육과 훈련을 통해 온전한 신앙으로 이끄는 과정을 뜻한다. 이 모든 것이 제자 삼는 과정이다.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세워가는 과정이 바로 목회다. 우리가 붙들고 힘써야 할 사역의 핵심이다.

 

사람을 세우는 교회의 내적 역동성
내년에는 사람을 세우는 사역에 힘쓰자. 교회의 내적 역동성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지역사회와 세상을 향한 선교를 할 수 없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워진 사람의 특징이 무엇인가? 자발성이다. 자발적으로 헌신하고, 어디에서나 걸어다니는 교회로 살아간다. 가정, 직장, 이웃, 일상에서 그는 움직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로 살아간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신자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 뜨거운 영성이 필요하다. 예배는 열정적이어야 한다. 교회의 조직은 기능적이어야 한다. 공동체 안에서 신자들의 관계는 사랑으로 섬기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선교적 교회를 추구하라
내적인 역동성을 가진 교회는 지역사회와 세상에서 어떻게 선교적 교회(the missional church)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구체적인 목회 아이디어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여기서 다 나열할 수는 없다. 창의적으로 성찰하고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다만 교회의 본질이라는 관점에서 2025년에 추구해야 할 목회 패러다임에 관해 설명하였을 뿐이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세우고 그 사람들을 통해 일하시기를 원한다. 새해에는 이렇게 세상을 향해 복음의 선한 영향을 미치는 건강한 성결교회가 많이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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