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크래프트’로 예수생애 교육
 대학생 신자들 “십자가 만들며
 예수님 닮겠다는 결단의 마음”
 기독교교육 접목 방안 등 관심 

우리교단이 교단차원으로는 한국교회 최초로 e스포츠대회를 개최해 다음세대 사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가운데 브롤스타즈와 함께 교회학교 학생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게임 중에 하나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신앙교육 사례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마인크래프트는 정해진 목표 없이 자유롭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샌드박스 형식의 게임이다. 서바이벌 모드, 크리에이티브 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선택해 네모난 블록으로 이루어진 무한한 3차원 공간에서 채집, 물품 제작, 건축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래밍 코드 교육을 위한 요소들을 추가하고 교육을 위해 별도로 제작된 마인크래프트 에듀케이션 버전도 있다. 

유저의 창의력을 바탕으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다양하고 이를 활용한 교육 방법이 무궁무진해 실제 시·도교육청은 마인크래프트로 공모전을 열거나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한 직무연수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대구지방 대봉교회(김태수 목사)에서 청년부와 학생부를 담당하고 있는 김신우 전도사는 지난 11월 30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린 ‘2024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게임기반 학습이 기독 대학생의 하나님의 표상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도사는 2023년에 ‘마인크래프트 기반 예수 생애 교육과정 개발: 학습몰입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게임기반학습은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하고 참여를 지속시키는 데 효과적인 교육 방법이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매체를 바탕으로 교육적인 목표를 게임을 통해서 달성하는 방식으로써 게임의 동기부여 요소와 교육적 내용을 결합해 학습자가 즐기면서도 효과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구광역시 소재의 교회에서 신앙생활 중인 대학생(만 19-30세 미만) 12명을 대상으로 김 전도사가 마인크래프트 내에 구축한 예수 생애 교육과정을 활용해 게임기반학습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인식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폈다. 특히 자신의 죄를 깨닫고 결단을 내리게 하고,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수용과 사랑을 경험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총 10회 교육을 실시했다.

김 전도사는 “현재까지 게임기반학습이 하나님의 표상에 얼마나 효과적이며,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결과나 내용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신앙성숙과 하위요인인 인지적, 정의적, 의지적 신앙 성숙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마인크래프트에서 구현된 베들레헴, 요단강, 가버나움, 예루살렘, 골고다 언덕 등에서 십자가를 만들거나 자신의 죄를 적고 구원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하나님이함께 하시고, 죄를 깨닫게 하신다는 것을 경험한다고 고백했다. 

한 참가자는 “십자가를 만들고 저의 죄를 적을 때 사랑의 하나님을 생각했던 것 같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도 “가상의 공간인데도 골고다 언덕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죄를 적어보니까 더 실감이 나서 죄를 적는데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결단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힌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를 만들면서 십자가를 따라가는 삶,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마음의 결단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평소에 죄를 지으면 ‘하나님께서 용서해주시겠지’라고 생각했었다”며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께서도 힘들어하셨던 모습을 보면서 이 용서가 ‘그냥 용서하시는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죄를 많이 짓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또 죄를 용서해주시는 하나님께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평소에도 구원의 하나님을 생각했지만 예수님의 생애를 가상공간에서 경험하니까 조금 더 실감나게 구원의 하나님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도사는 “연구 참여자들은 교육 프로그램에서 예수님의 생애를 직접 경험하고 살펴봄으로써 평소에 생각하던 구원에 하나님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는 가상 공간에서 예수님이 겪으신 고난과 희생을 체험하면서 구원의 의미가 단지 개념이 아니라 실제적인 희생과 사랑의 결과임을 생각하도록 도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연구 참여자들은 십자가를 만들고 자신의 죄를 기록하는 활동을 통해 하나님이 언제나 함께하시며, 자신이 직면한 죄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며 “이와 같은 경험은 게임기반학습이 단순히 정보 전달을 넘어서 학습자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개인의 신앙을 깊이 있게 체험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다른 연령층이 게임기반학습을 통해 하나님의 표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특정 지역의 소수 인원으로 진행돼 다른 지역과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표본을 구성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김 전도사는 “후속 연구에서는 다른 연령대, 특히 게임기반학습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연구해 기독교교육에서 체계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과 논의가 필요하다”며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확장하여 게임기반학습의 효과가 지역적 특수성을 넘어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독 대힉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뿐만 아니라 실제 사역 현장에서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하고 있는 김 전도사는 신앙 교육에 있어 마인크래프트 활용의 강점으로 ‘능동적 참여’, ‘학습 몰입’, ‘재미’를 꼽았다.

그는 “게임기반학습이 학습 몰입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나 일반 교육에서 마인크래프트가 4학년부터 충분한 학습 효과를 준다는 연구는 이미 많이 나와있다”며 “연구에서는 10회 동안 교육을 실시했지만, 단발성으로 실시해도 아이들에게 충분히 흥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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