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데연 등 개신교 1000명 조사
가나안 교인 50%는 “현대적”
출석자 60%가 “초월적 신앙”
신앙단계 높을수록 “권위적”
한국사회가 점차 세분화 및 파편화되며 교회 내에도 다양한 형태의 신앙유형을 가진 기독교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로 다른 신앙관으로 갈등이 빚어지기도 하며 신앙생활 자체를 힘들어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이런 기독교인의 신앙유형을 구분하고 이들의 인식 및 행동을 분석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된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 정재영 교수)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 송인규 목사),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난 12월 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 개신교 신자들의 유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교인의 신앙유형을 ‘전통적 신앙 대 현대적 신앙’, ‘초월적 신앙 대 현실적 신앙’, ‘공동체적 신앙 대 개인적 신앙’, ‘권위적 신앙 대 탈권위적 신앙’ 등 네 가지 변수로 구분해 분석했다. 각 변수별로 4-5개의 질문을 추가해 답변에 따른 평균값을 도출했고, 이 결과에 따라 유형을 분류한 것이다.
그 결과, 전통적 유형이 76.8%로 현대적 유형(23.2%)보다 훨씬 많았고, 권위적 유형(71.8%)도 탈권위적 유형(28.2%)보다 많았다. 초월적 유형(52.5%)과 현실적 유형(47.5%), 공동체적 유형(54.4%)과 개인적 유형(45.6%)은 큰 차이가 없었다.
좀 더 세분화하면 스스로를 전통적 신앙인으로 응답한 사람은 40대 77.9%, 50대 76.9%, 60대 84.2%로 연령층이 높을수록 비율이 높았으며 현재 교회를 출석하는 신앙인 중 86.1%가 전통적 신앙, 가나안교인의 50.1%는 현대적 신앙을 선택했다.
초월적 신앙과 현실적 신앙을 묻는 질문에는 20대와 30대 중 각각 57.5%와 57.2%가 현실적 신앙을 선택했으며 반대로 40대 이상은 모두 초월적 신앙(40대 50.9%, 50대 54.7%, 60대 이상 55.9%)이라고 응답했다. 교회 출석자 중 60.2%가 초월적 신앙, 가나안 성도 중 69.7%는 현실적 신앙을 선택했다.
공동체 신앙과 개인 신앙 유형을 묻는 질문에는 20-30대는 각각 56.1%, 54.0%가 개인적 신앙, 40대 이상(40대 50.1%, 50대 52.0%, 60대 이상 58.1%)이 공동체 신앙인이라고 답했다. 장로와 권사 등 중직자 중 68.4%는 공동체 신앙, 직분이 없는 성도 중 56.6%는 개인 신앙을 선택해 직분 별로 차이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권위적 신앙과 탈권위적 신앙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연령층에서 권위적 신앙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20대는 50.2%가 권위적 신앙을 선택했으며 연령이 오를수록 비율은 높아져 30대 61.5%, 40대 68.5%, 50대 78%, 60대 이상 76%였다. 신앙단계 별로 구분하면 1단계 신앙인 중 51.2%가 탈권위적 신앙을 선택했을 뿐 2, 3, 4단계 모두 각각 79.3%, 80.6%, 87.6%로 권위적 신앙이라고 답했다. 네 가지 변수를 조합한 세부 유형에서는 전통-초월-공동체-권위적 신앙 유형이 33.3%로 가장 많았다. 즉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통적 신앙인, 성경 말씀과 신앙의 전통을 중시하며 내세 지향적이고 공동체와 권위를 중시하는 신앙 유형이 가장 많다는 뜻이다. 이 유형은 나이가 많을수록, 주일 예배 참석 빈도가 높을수록, 교회 직분이 높을수록, 신앙단계가 높을수록 많았고, 기독교 가정과 이념성향이 보수적인 부류에서 많았다. 따라서 교회에 열심히 다니고 신앙생활에 적극적인 신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통-현실-공동체-권위적 신앙 유형이 12.2%, 현대-현실-개인-탈권위 유형이 10.6%, 전통-초월-개인-권위 유형이 10.3%로 뒤를 이었다. 특히 전통-초월-공동체-권위적 유형과 정반대인 현대-현실-개인-탈권위 유형은 나이가 젊을수록, 예배 참석 빈도가 낮을수록, 교회 직분이 낮을수록, 신앙 단계가 낮을수록 많았고, 가나안 신자에게서 많았다. 곧 교회 생활에 소극적인 신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정재영 교수는 “연령과 교회 출석의 기간, 신앙 단계에 따라 신앙 유형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 유형이 반드시 옳거나 바람직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다양한 신앙 유형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진정한 신앙 공동체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의 개신교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96% 신뢰수준에서 ±3.1%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