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는 매력의 감염’이라는 호켄다이크(Johannes Hoekendijk 1912~1975)의 표현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매력(魅力)은 사람을 사로잡아 보이지 않게 끌어당기는 힘을 말한다. 매혹할 매(魅)라는 뜻의 한자는 도깨비 매라고도 한다. 매료(魅了)되는 현상을 논리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이성적으로도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이기에 무엇엔가 홀린(魅) 것 같다는 결론(了)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 대제사장 아나니아가 고용한 변호사 더둘로가 벨릭스 총독 앞에서 바울을 고발하기를 유대인을 선동하며 성전을 더럽히려는 이단의 우두머리로 전염병과 같은 자라고 하였듯(행 24:5) 감염(感染)이란 말이 대개 부정적으로 쓰이고, 더구나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를 겪은 이 시대 사람에게는 두려움으로 움츠리게 하는 단어인데 선교학자에 의해 이렇게 멋진 표현으로 쓰인 적이 있다니. ▨… 현대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을 매혹(魅惑)시켜 두루 영향을 끼치는 이를 가리켜 인플루언서(influencer)라고 하는데, 독감 바이러스(influenza virus)처럼 그의 주장에 설득되는 전파력과 라이프 스타일의 감염력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일터. 그렇다면 오늘날 교회의 전도와 존재 양식에서 사회 곳곳에 스며드는 감염력이, 그리스도인 각자의 인간관계와 삶의 여정에 아무도 거부할 수 없이 끌리는 매력이 얼마나 있을까.

▨… 교회에 정체성의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기 위해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들 한다. 여기서 초대교회란 사도행전이 보여주는 예루살렘의 교회, 즉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승천과 재림의 약속에 기초한 성서적 기독교, 그리고 성령 충만한 공동체를 의미한다. 초대교회는 조직이나 집단이 아니라 운명을 같이하여 함께 살고 함께 죽는 공동체였다. 세상은 교회를 향해 묻는다. 당신들은 조직인가 공동체인가.

▨… 신약성서는 증언한다. 사도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주며 떡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던 예루살렘교회는 온 백성에게 칭송(karis. 은혜. 매력)을 받았다(행 2:47). 화려한 건물도 힘을 자랑하는 대형 집회가 없이도. 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의 말(言語)은 소금으로 맛을 내는 것처럼 매력(karis. 은혜 가운데)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타인에 대한 존중을 잃어버린 그리스도인이 믿지 않는 이들을 복음으로 감염시킬 수 있을지. 관용이 사라진 교회에 왠지 맘이 끌리는 매력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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