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천 박태희 목사 교단장 엄수
총회 임원-원로 등 400명 참석
“성도끼리 갈등 땐 먼저 찾아가
대신 사과하면서 다독거리셔”
“박태희 목사는 아낌없는 주는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목사님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고(故) 박태희 목사(전 총회장, 성락성결교회 원로) 장례예식이 지난 11월 30일 오전 9시 성락성결교회 본당에서 각계 인사와 교인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단장으로 엄수됐다.
오르간 연주로 시작된 이날 천국환송예배(발인예배)는 경건하면서도 고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추모로 가득했다. 성락성결교회 연합찬양대의 찬양은 일평생 복음을 전하며 주님을 따르던 고인의 뒷모습을 보는 듯한 감동을 주었다.
류승동 총회장은 설교에서 성령을 따르며 목회 열정을 다 바친 박태희 목사의 삶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류 총회장은 “박태희 목사님은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신 분”이라며 “우리 모두 성령을 따르는 삶을 살아갈 때 박 목사님처럼 승리자의 대열에 설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설교를 마치고 고인의 약력 소개와 생전에 활동했던 장면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자 교인들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박 목사와 일화를 소개하는 영상 속 교인들은 하나같이 박 목사는 따뜻한 사랑과 나눔의 사도였다고 회고했다.
박 목사는 소탈하면서도 낮은 자리에서 남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목회자로 알려졌다. 주문진교회 담임목사 시절에는 거의 매일 털모자를 쓰고 교회 앞 버스터미널 화장실을 청소하곤 했는데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터미널 직원으로 오해하곤 했다고 한다.
고인의 뜨거운 목회 열정도 빼놓을 수 없다. 성락성결교회 부임 후 많은 성도의 가정을 일일이 심방하며 기도하느라 밤늦게까지 사역이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불같은 성정을 가졌지만 성도들 앞에서는 언제나 온화한 목자였다. 성도 간 다툼이 있거나 서운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때 박 목사는 성도들을 찾아가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며 대신 사과하면서 성도들을 달래줄 정도로 한 영혼을 소중히 여겼다.
무엇보다 고인은 성도를 만나면 무엇이라도 줘야 직성이 풀리는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 손에 차고 있는 시계와 주머니에 있는 볼펜을 주는 것은 일상이었고, 심지어 자신이 사용하던 빗까지 준 일은 사람들에게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가난한 시절 추위가 매서울 때, 그는 일부러 내복 두 벌을 껴입고 심방을 가서 한 벌을 벗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부흥집회 사례비나 생활비를 받으면 심방할 때 쌀을 구입해 1년에 다섯 차례 직접 가져다주었다. 슬픔 속에서 잔잔한 웃음을 주는 일화도 소개됐다. 해외에서 부흥집회를 마치고 돌아올 때는 성도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짐가방이 터질 정도로 사서 돌아오곤 했는데 공항에서 보따리장수로 오인을 받아 가방을 가져오지 못할 때도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고인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그를 겸손한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다. 신년하례식 때는 장로들의 발을 씻어주었다. 교단 총회장으로 부임한 첫날 총회본부 직원 모두에게 세족식을 베풀었다.
한때 박 목사와 부교역자로 함께 사역했던 전 총회장 여성삼 목사(천호동교회 원로)는 고인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원로를 잃은 교인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마지막으로 헌화를 하면서 작별 인사를 건넨 사람들은 찬송을 부르며 천국으로 떠나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춘천 동산추모공원에 안장됐다.
한편, 이날 천국환송예배는 부총회장 안성우 목사의 집례와 부총회장 노성배 장로의 기도, 부서기 김요한 목사의 성경봉독, 총회장 류승동 목사의 설교, 고별묵념과 유족 인사, 전 총회장 이정복 목사의 축도로 거행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