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포럼, ‘MZ세대’ 주제로 세미나
강요된 헌신 NO, 자발적 헌신 YES
“세상과(는) 전혀 다른 교회 앞에 어려움을 느끼는 MZ세대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MZ세대는 세상과는 다른 어떠함을 기대하며 교회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MZ세대들은 교회 안에서도 다를 것 없는 경쟁과 비교 등으로 인해 피로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떠나게 됩니다.”
지난 11월 21일 열린 신촌포럼에서 나온 한 청년의 외침이다. ‘세대 공감 : 여기 다음세대가 오고 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MZ세대를 위한 사역의 방향성과 대안, 실제 청년의 의견들이 주를 이뤘다.
‘한국교회는 MZ세대를 어떻게 품어야 할까?’를 주제로 강연한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청년 세대를 소모품으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정 박사는 “MZ세대는 자신의 소신을 거리낌없이 밝히고 작은 참여라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일에 의미를 갖는다. 청년들이 온라인 예배 등 디지털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쌍방향 소통과 참여 가능성을 좋아하는 것”이라며 “교회도 청년들을 교회 운영과 사역 주체로 세워야 한다. 단순히 교육 대상이 아니라 공동체를 구성하는 주체로 세우고 그들의 의견을 수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기성세대는 대량생산하듯 청년 신앙인들을 양산하려는 시도를 그만두고 이들에 대해 일대일로 관계를 갖고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결국 기성세대가 이들의 멘토가 돼야 하는 것”이라며 “청년들을 ‘교회 일꾼’으로 부속품처럼 갖다 쓰고 소모하기 전에 이들의 현실 문제에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며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 열린 패널토의에서도 정 박사와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신촌교회 청년부에 출석중인 김수경 씨는 “우리의 앞선 세대(기성세대)들은 무조건적으로 헌신하고 순종하며 따라왔을지 모르지만 MZ세대에게 전통과 방식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건 없는 헌신과 순종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필요하다면 ‘타의에 의한 순종’을 일으킬 수 있는 헌신의 마음은 있지만 적어도 교회에서만큼은 ‘강요나 타의에 의한 순종’을 따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김 씨는 “MZ세대들이 ‘왜’를 묻는 것은 말씀대로 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것에 대해 각자에게 주어진 내면의 물음표와 씨름하는 것”이라며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 때문에 가면을 쓰기 보다는 마음을 다해 말씀을 따라 살아보기 위한 간절하고도 갈급한 물음표로 이해해 달라”고 부연했다.
이어 이승문 박사(한국기독교교목회 회장)도 “MZ세대는 경험과 체험을 중요하게 여기며 직접 참여하고 느낄 수 있는 활동에 열광한다”며 “교회가 참여형 예배와 다양한 봉사, 사역 기회를 제공한다면 이들이 실제 삶에서 신앙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밖에 한정우 목사(은혜교회)는 청년 시기에 가장 교회를 많이 떠나는 이유로 의사소통의 부재, 신앙교육의 문제 등을 지적하고 인격적인 만남과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공동체 형성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신촌포럼 대표 박노훈 목사의 개회사와 위원장 이상직 박사의 인사 및 포럼소개, 서울남지방회장 문인서 목사의 기도 후 국제오네시모선교회 대표 박상구 목사의 사회로 정재영 박사의 강연, 오성현 교수(서울신대)의 논평으로 진행되었다.
강연 후에는 다음시대연구소 대표 전석재 박사의 사회로 정재영 박사 이승문 박사 임성욱 박사(연세대) 한정우 목사 김수경 청년 등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