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회 학술대회
설교 활용 등 ‘얼리어답터’지만
묻지마 도입 말고 신중히 생각
신학적 검증 거쳐 교회 안으로
“인공지능(AI)에 관련해서는 한국교회가 ‘얼리어답터’입니다. 지금도 많은 목회자들이 챗GPT 등을 사용하고 있고 이 기술을 목회 현장에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때 유행했던 메타버스 주일학교는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업체들만 돈을 벌고 흐지부지 되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수용보다 신학적 숙고와 검증을 거친 후 교회로 가지고 와야 합니다.”
지난 11월 2일 한우리교회(윤창용 목사)에서 열린 한국기독교학회(회장 황덕형 총장) 정기학술대회에서 나온 손화철 교수(한동대)의 일침이다.
이날 ‘기독교와 AI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발전하는 AI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먼저 신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손 교수는 한국교회가 기술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기술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거리두기와 관찰하기’ ‘검증하기’ ‘선도하기와 공생하기’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AI의 폭풍우가 다가오는 시대에 교회가 세상을 향해 성경적 관점으로 기술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며 “교회가 무턱대고 기술을 도입하지 말고 신학적 숙고와 검증을 거친 후 교회 안으로 가지고 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강의에서는 AI의 발전에 대해 교회가 받아들여야 할 것과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김명주 교수(서울여대)는 ‘AI 공존시대의 교회’라는 주제발표에서 “많은 이들이 AI로 인해 기존의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탄생할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어떤 직업이 새로 만들어질지에 대해 정확히 말하는 사람은 없다. 앞으로 사회에 많은 변혁과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렇지만 교회는 중심을 잡아야 하며 특히 인간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창조성’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AI는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창조성을 발휘한 ‘축복’이 될 수도, 인간사회를 파괴하는 ‘저주’가 될 수도 있다”고 교회의 역할을 조명했다. 한편 이날 학회에서는 ‘활용방향’ ‘책임성’ ‘투명성’ ‘저작권’ ‘개인정보’ ‘교회 역할’ 등 12개의 기본원칙으로 구성된 ‘AI 활용에 관한 신학자 성명서’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토론 끝에 내용 및 성경 구절의 번역본 사용 통일 등의 문제를 보완한 후 향후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