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7 200만 연합예배 참석을 위해 출발하는 발걸음에서부터 은혜였습니다. 수많은 교회 버스가 줄을 지어 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뜨거워졌고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예배 장소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으려고 할 때 역시 은혜였습니다. 먼저 도착하신 다른 교회 성도님들께서 환영한다며 축복한다며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만난 적도 없고, 대화를 나눠본 적도 없는데 서로를 격려하며 환호성을 외쳐주셨습니다. ‘예수님 안에 우리는 정말 형제·자매이구나. 가족이구나’를 느끼며 힘을 얻었습니다.
예배 시작 전부터 밀려온 감동은 다 함께 일어나 찬양할 때 눈물로 터져 나왔습니다. 이 수많은 성도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 모여 하나님을 높이며 찬양하며 예배드릴 수 있음이 너무나 감격스러웠고, 감사했습니다. 또 혼자가 아니라 함께 마음을 같이 하여 이 자리에 서 있는 우리 교회 식구들이 있다는 것도, 이를 감격해하며 함께 눈물지을 수 있음도 감사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가 살아있구나. 깨어있구나’라는 마음에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그래서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 감사의 벅찬 눈물이 쏟아져 내린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20대 청년으로 살아가며 우리 사회·문화에 너무나도 팽배한 젠더 이데올로기를 마주하며 지냅니다. 우리가 보고 즐기며 소비하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 예능 등 다양한 매체와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젠더 사상이 주입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또래나 저보다 어린 친구들은 동성애를 당연히 인정해 줘야 할 것으로 여기며 그것을 인정해 주지 않는 사람을 인간적이지 않다고,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치부합니다. 제 주위에도 그런 친구들이 많기에 그들 앞에 서면 작아지고, ‘나쁜 사람’이라고 보이고 싶지 않아 제 속마음을 숨겼습니다.
마음은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당당하게 말하지 못했습니다. 조용히 기도만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1027 연합예배를 준비하고 참여하며 제가 가진 소극성이 부끄러워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소극적인 제 모습을 지적하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세상이 우리를 욕하고, 비난하고, 조롱해도 이 세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님께서 이제는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고, 알리고, 가르치고, 싸워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연합예배에서 많은 목사님의 말씀과 이미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나라의 사례를 들으며 그 법의 실체를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가정과 교육, 나라의 붕괴이자 파괴였습니다. ‘믿음의 조상들이 세워 온 이 교회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무섭습니다. ‘마음껏 찬양하며 기도하며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이 자유가 빼앗길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두렵습니다. ‘우리 다음 세대가 사단에 넘어가 하나님 안에 참된 기쁨과 평안을 맛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이 땅을 보시며 탄식하고 슬퍼하실까 봐 가슴이 찢어집니다. 다 함께 모여 목소리를 냈으니, 이제는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물론 너무나도 두렵습니다. 연합예배를 마친 오늘, 벌써 저의 한 지인은 자신의 SNS에 기독교에 환멸이 난다며 글을 올렸고, 수많은 언론은 우리들의 연합예배를 부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진리를 떠난 나라는 망할 수밖에 없기에, 성경을 떠난 나라는 불행할 수밖에 없기에 제가 있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나라를 위해 울 수 있음이 감사이고 은혜입니다.
비가 와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킨 110만 명의 동역자가 계시기에, 임신하여 배가 나왔음에도 그 자리를 사수하신 분들이 계시기에, 몸이 너무 불편해 서울까지는 못 가시더라도 가는 교회 식구들을 위해 새벽부터 김밥을 싸신 아름다운 손길들이 있기에 우리 한국교회에는 소망이 있습니다.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 함께 이뤄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