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방에서 라이터와 칼을 다 치웠다. 통증이 심하게 오면 이성을 가지고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의 통증과 나의 통증을 절대적 수치로만 비교할 경우, 못박힘 정도는 나에게 전혀 심한 통증이 아니다. 차라리 못을 박아주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 “전신의 뼈는 으스러지면서 드릴로 뚫리는 것 같고, 피부는 불에 타서 진물이 나고 있는 속살에 알코올을 들이붓는 것 같은 통증이 지속되었다. 아이알코돈 수십 개와 자나팜 몇 개를 집어 먹어도 숨을 쉴 수 없어 아빠에게 급하게 연락했다. 119와의 3자 통화를 이용해 호흡이 끊어지지 않도록 도움을 받은 뒤, 응급실에 도착하여 살려달라고 난리를 쳤다. 모르핀 8mg + 아티반 1mg 케타민 100mg + 미다졸람 2mg, 또다시 모르핀 8mg + 아티반 1mg을 몸에 때려 붓고서야 겨우 집에 돌아와 잠에 들 수 있었다.” (김소민, 여기, 저 살아있어요』)

▨… 출판사 소북소북의 편집자들에 의하면 “김소민은 ‘후회하지 말자’는 좌우명과 함께 열정을 다해 살았던 91년생,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했던 전형적인 ESTJ. 지구가 나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었던 낙관주의자”라고 한다. 그러나 김소민에 의하면, 김소민은 ‘기도에 빚진 자’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의 통증을 자신의 통증과 절대적인 수치로 비교해보려고 하는 조금은 엉뚱한(?) 신앙인이지만, 지금은 그 빚을 갚아 나갈 때라고 다짐하고 있다.

▨… 2024년 8월 9일자 조선일보는 ‘눈만 움직이는 신형진’이, ‘애니메이션 영상 플랫폼’을 창업해 7년간의 급여를 모아 같은 아픔 앓는 환자들을 위해 기부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척수성근위측증’ 환자인 신형진은 급여를 모으며 “이 돈을 어디에 쓰면 가장 의미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실지 고민해 보니 호흡 재활치료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신형진은 모두가 절망하는 자리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 10년쯤 되었을까. Y.N. 하라리가 모든 종교는 ‘데이터 교’로 대치될 것으로 예언(?)했었다. 현대 물리학자들은 다차원에 대한 연구가 인류의 사고방식을 변화시킬 것으로 단언하고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발전을 꿈꾸기보다 쇠퇴를 염려해야 한다고 일부 신학자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과학의 한계를 체험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증언한다. 김소민이나 신형진도 함께 증언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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