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교회 고 김보은 권사
“암보험금을 조이교회 건축에”
2000만원 쾌척하고 작년 소천
친구 3명 1000만원씩 동참해
임종 순간까지 선교의 열정을 놓지 않았던 한 권사의 헌신으로 필리핀 딸락 지역에 교회당이 신축되었다.
서대전교회(박인기 목사)는 자신의 전부를 바치고 세상을 떠난 고 김보은 권사의 유지를 이어 필리핀 딸락에 조이교회를 건축했다. 이 교회는 임대 건물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었지만 서대전교회를 만나 꿈에 그리던 새 교회당을 얻었다.
조이교회 건축은 김보은 권사가 뿌린 선교의 결실이다. 김 권사는 말기 암으로 목숨이 위태로웠지만 교회당 하나를 세우는데 헌신하고 싶다며 임종 이틀 전, 2,000만원을 헌금했다. 암 선고 후 받은 보험금 전액이다. 교회당을 세우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열정을 불태운 것이다.
김 권사의 숭고한 희생은 기적을 낳았다. 믿지 않던 남편 김항수 씨가 아내의 뜻을 따라 교회당을 건축하는 일에 기꺼이 동참했다. 그는 아내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달라며 매일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때 신앙생활을 시작한 그는 아내의 몫까지 감당하겠다며 지금까지 새벽예배도 빠지지 않고 믿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 권사와 가장 가까웠던 동료 권사들도 이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 평소 김 권사와 신앙생활을 같이 했던 강혜숙 이경실, 정하영 권사도 김 권사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각각 1000만원씩 헌금했다. 이렇게 교회당 건축을 위한 건축비 5,000만원이 모아졌고, 이 소식을 들은 조이교회의 한 성도가 자신의 논을 교회당 용지로 내놓았다.
이후 조이교회 건축은 급물살을 탔다. 올해 2월 공사에 들어가 푸른 들판 사이로 단층 교회당과 부설 교육관(총 495.86m2)을 6개월 만에 완공했다. 예배실 앰프와 강대상, 선풍기도 서대전교회에서 후원했다. 벽면 없이 건축된 교육관은 사무실, 주방 시설, 샤워실 등을 갖췄으며, 교육 친교 등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다. 교육관에는 작은 태양광 발전기도 설치됐다.
봉헌예배는 지난 9월 12일 조이교회 새 예배당에서 열렸다. 봉헌식에는 서대전교회 박인기 담임목사와 김 권사의 남편 김항수 성도, 강혜숙 이경실, 정하영 권사, 선교위원장 이광일 장로, 총무 송영대 안수집사, 드림브리짓 대표 김성학 목사 등이 한국 측에서 참석했다. 또 조이교회 성도들과 지역 목회자,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축제적인 분위기 속에서 봉헌예배가 드려졌다.
박인기 목사는 설교에서 “거룩한 믿음과 헌신을 통해 복음이 절실한 이곳에 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면서 “김보은 권사 등 믿음의 용사들의 눈물, 땀, 그리고 헌신이 성령의 바람처럼 퍼져 딸락 지역, 필리핀 전역에 은혜를 불어 넣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리핀 현지인들은 서대전교회와 김보은 권사 등 믿음의 용사들의 열정과 믿음에 대해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냈다. 또 성전봉헌의 기쁨을 담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뜨거운 찬양과 워십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조이교회 리처드 이냐시오 담임목사는 “서대전교회 성도들의 특별한 헌신으로 새로운 교회당을 건축하게 돼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에일린 벨라노 씨도 “새 예배실이 영광으로 가득 차고 성령님이 깊이 느껴진다”면서 “큰 축복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서대전교회 성도들도 특송으로 화답하며 지속적인 기도와 후원을 다짐했다.
봉헌예배에 앞서 11일 저녁에는 교회당 봉헌을 기념하는 축하 파티가 열렸다. 삼겹살과 김밥, 잡채 등 K푸드를 먹으며 성전 신축의 기쁨을 마음껏 즐겼다.
선교팀은 봉헌예배 후 10년 전 건축을 지원한 테힐라교회와 보고트리교회, 발디오스교회 등 인근에 있는 현지 성결교회를 방문해 목회자와 성도들을 격려했다. 또 미혼모 가정과 환우, 참포도나무고아원 등을 심방하고 선물을 전달하는 등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서대전교회는 교회당 건축뿐만 아니라 드림브릿지와 함께 필리핀의 낡은 가옥을 새롭게 지어주는 ‘사랑의 집 짓기’와 펌프 우물 파기 지원 사업, 어려운 가정 생필품 후원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