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 큰 STU
성결인들 기도가가장 강한 원동력”

임기 동안 ‘서울신대 목회’ 전념
이사·교직원들의 협력에도 감사
교인들 기도·후원에 학교도 성장

복음주의 무장하고 정체성 지켜
비기독교인 학생 복음전도 기회
부교역자 문제, 교단·학교 협력해야

2020년, 코로나가 기승을 부릴 때 서울신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백운주 목사(증가교회)가 이달말 퇴임한다. 모두에게 힘들었던 시기에 법인 이사회를 이끌었던 소회와 남은 현안에 대한 소견을 들어보았다.

 

우선 퇴임을 앞둔 소회에 대해 듣고싶다.
지난 4년간의 이사장 활동은 ‘감사’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사장으로 섬길 수 있도록 인도하시고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린다. 또 서울신대를 아끼고 지원해 준 교단에도 감사를 전한다. 특히 2021년 경상비 0.3% 지원과 올해 총회에서 법정부담금 10억원 지원안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학교를 많이 아끼신다는 것을 느꼈다. 함께 활동했던 이사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이사회의 결정에 잘 따라준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에게도 고맙다. 이사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물질로 후원하고 기도해 주신 증가교회 교인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가끔 이사장 임기를 마치면서 섭섭하지 않냐는 질문을 받는데 오히려 시원한 마음이다. 후회 없이 열심히 일했고 학교가 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어 개인적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코로나 시기, 그것도 대학 위기시기에 이사장을 맡았는데, 임기 동안 거둔 주요 성과는 무엇인가?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난 그리고 대학평가로 장학금 지급 등으로 대학이 예전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서울신대는 오히려 신입생 정원이 늘고, 학과도 신설되는 등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이런 성장은 이사진의 노력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 이사회는 활동하면서 늘 서울신대의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고 자부한다. 일례로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된 후 첫 안건이 기숙사 문제였다. 여자기숙사와 대학원 기숙사가 너무 낡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보고를 듣고 현장을 방문해 바로 리모델링을 결정하고 모금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직원들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는 말을 들었다. 기숙사 리모델링에 대한 요청은 늘 있었지만, 흐지부지 끝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도 어려웠을텐데 재임기간 중 여러 교회와 성도들이 후원하고 이사들도 힘을 보태면서 신축이나 다름없는 리모델링을 이뤄냈다. 발전기금과 장학금 등도 이사 후원도 많았다. 감사한 일이다.

 

임기동안 증가교회가 5억원을 기부했다.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가능했는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당회와 교인들에게 “증가교회가 서울신대를 목회하자”고 당부했다. 우리 교단은 물론이고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서울신대가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로 힘들 때도 있었지만, 교인들이 한 마음으로 동참했다. 당회에서도 적극 협력했고 모든 교인들이 주일예배 때마다 학교를 위해 기도했다. 또 전교인이 서울신대를 위한 헌금에도 동참했다. 교회가 단합이 안 되었다면 헌금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한마음으로 서울신대를 사랑했던 것이다. 담임목사가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에는 우리가 학교를 후원하자는 마음의 일치가 있었다.

 

돌아보면 아쉬움이나 남겨진 현안이 있다면 어떤게 있나?
4년간 에너지를 모두 쏟아서 큰 아쉬움은 없다. 아쉬움보다 한 가지만 당부하자면 서울신대의 하나 됨이다. 특히 복음주의에 대한 정체성을 지켰으면 한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외부의 침략도 있지만 내부 분열도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앞서 말한 것처럼 대학평가와 신입생 감소 등으로 많은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것은 외부 요인이다. 서울신대는 외부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있으니 내부 분열, 특히 신학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 사중복음에 입각해 뚜렷한 복음주의를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의 정체성을 흔드는 세속신앙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면 한다. 현대 신학을 아는 것과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복음주의 신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켰으면 하는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다. 서울신대가 세속신앙에 흔들리지 않고 복음주의를 유지하길 바란다. 서울신대와 성결교단만큼은 복음주의를 지켜야 한다. 

 

대학에 비기독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학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일반학과를 신설하면서 선배 목사와 장로들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실제로 신학부를 중심으로 기독교 관련 학과만 유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과 학과를 더 유치해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해 왔다. 서울신대는 일반 종합대학처럼 큰 규모도 아니고 신학과 중심의 작은 신학교도 아닌 중간 규모의 학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의 성장을 위해 일반학과를 유치하기 시작했고 비기독교인의 숫자도 많아졌다.

 일각에서는 신학교의 정체성을 걱정하지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신학과를 중심으로 기독교 관련 학과는 유지하되 일반학과의 비기독교인 학생들을 전도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오히려 비기독교인으로 입학해서 이곳에서 세례를 받고 졸업하면 더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예수님을 영접했으면 한다. 학교에서도 비기독교인 학생들을 위한 상담을 운영하고 있고 상담목사도 활동 중이다. 상담을 통해 예수님을 영접한 학생들에게는 세례도 준다. 서울신대 모든 교수들이 이런 사명감을 가졌으면 한다. 현재 교목처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데 영적인 돌봄은 각 학과에서 교수들을 통해서도 일어나야 한다. 비기독교인들이 많아지는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감으로 무장되면 복음을 전하는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복음을 전하는 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교수진도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일반학과가 늘어나면서 많은 교원을 뽑아야 하는데, 이분들의 신앙도 중요하다. 그래서 신규 교원을 임용할 때는 ‘성결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고 서약을 받는다. 일 년에 한 번씩 교회에서 평가서도 받는다. 교직원 예배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거기에도 참석하고 성경읽기도 진행하고 있다. 나름대로 교수들의 신앙생활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다. 일반학과 교수들에게 목회자의 신앙이나 영적 돌봄을 요구하기에는 힘들다. 그럼에도 기도하는 학교, 성경읽는 학교, 전도하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사장 재임 기간에는 좋은 교수를 뽑으려고 많은 애를 썼다. 간혹 이미 내정자를 염두하고 선발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공정하게 선정했다. 인맥이나 청탁에 의한 선발은 한 번도 없었고 철저하게 실력으로 뽑았다.

 

박영식 교수 문제로 교단 안팎에서 논란이 적지 않았는데…
나도 신학을 공부한 학자로서 많은 고민을 한 부분이다. 그러나 신학의 범위는 매우 넓은데 모든 것을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교단 신학교에서는 교단의 신학에 맞는 학문을 가르쳐야 한다. 서울신대에서 신학을 가르치려면 교단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문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교단의 신학과 정반대를 가르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교수를 선발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교수가 가르치는 내용을 점검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다. 서울신대의 신학 정체성을 위배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박영식 교수 문제도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했으면 한다. 교수의 유신진화론이 서울신대의 건학이념과 정체성과 맞지 않으니 수정할 것을 요청하고 3년간 기회를 줬다. 왜 3년간이나 기다렸겠는가. 그 기간 동안 교수에게 서약도 받고 논문도 쓸 것을 요청했지만 전혀 변화가 없었다. 결국 학생들이 자유주의 신학을 배우고 목회를 하면 성결교단의 미래가 없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징계위원은 이사도 파송되지만 변호사와 교수들도 참여한다. 위원들이 징계를 결정해 보고했고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일이다. 이단대책위원회에 회부한 것은 교단에서도 서울신대 신학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견제해 달라는 의미이다. 교단의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에서 교단 신학에 맞는 신학을 가르치고 있는지 판단해 달라는 것이다. 

 

목회자 양성이 학교의 중요한 역할인데 최근 부교역자 구하기가 어렵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몇 년 전만 해도 천안 이남에서 부교역자 구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더니 최근에는 서울과 수도권도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하다. 부교역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단과 서울신대가 협력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목회자의 사명과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고 교단은 부교역자들의 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선배들은 사명 하나만 갖고 온전히 헌신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무조건적인 헌신을 요구하기보다 후배 목회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한다. 실제로 부교역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정과 자녀교육, 복지문제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절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많은 사례비를 지급하고 다양한 복지를 제공하고 싶어도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못 하는 교회도 많다. 각 교회가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제시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 류승동 총회장이 목회자수급TF를 구성해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이 부분이 꼭 해결되길 기대한다. 학교도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하고, 교단은 제도적인 부분을 점검하고 교회는 재정적으로 뒷받침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차기 이사진과 교단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교를 사랑해 줄 것을 요청하고 싶다. 사랑하면 답이 나온다. 인간관계도 정말 사랑하면 답이 나온다. 문제는 진정 사랑하느냐이다. 우리 인생과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듯이 서울신대의 주인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인정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이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복음주의를 지키고 비기독교인들에게는 복음을 전해 세례를 주는 학교가 되었으면 한다. 좋은 분들이 선임되었기 때문에 전임 이사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학교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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