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올림픽(Paralympics)은 하계올림픽 또는 동계올림픽이 열린 후 2주일내에 10일간 개최된다. 우리나라는 런던에서 개최된 제14회 하계패럴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 각각 9개씩을 따내서 종합 12위를 했다. 하계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축구 동메달에 열광하던 우리나라는 패럴림픽이라는 축제에는 대체로 심드렁하다. 그것은 장애인들만의 잔치이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계의 일이라는 듯.

▨… 이번 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선수들을 환영하면서, “당신의 발을 내려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 별들을 바라보라”고 한 말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몇 명이나 있을까. 성적(메달 획득)에 관계없이 인간 극복의 의지와 도전 정신을 가장 모범적으로 보여준 남녀 선수 각 한 명에게 ‘황연대 성취상’을 수여했음을 아는 이는 또 몇이나 될까.

▨… 올림픽 정신도 그렇지만 패럴림픽의 정신은 메달의 색깔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도전 정신이 그 근본바탕이다. 올림픽의 경우, 대형화하면서 상업화의 길을 치달아 그 근본정신이 퇴색하고 있어 이런 올림픽이 과연 필요한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에 반하여 이번 대회에서 ‘하나의 삶’(Live as One)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패럴림픽은 아직은 그만큼 순수하다.

▨…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결과만 놓고 따지는 습성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선을 다했느냐는 물음 보다는 결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익숙해져가고 있는 것이다. 두 번에 걸쳐 총회가 시행한 승합차 시상식도 전도의 눈물보다는 결과가 평가대상 아니었던가. 한 마리 양이 최선에 대한 물음이 아니라면 아흔 아홉 마리 양을 가볍게 여겼다고 힐문당해야 마땅할 것이다.

▨… 피터 웅거(Peter Unger)였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필요불가결한 곳을 제외한 다른 곳에 쓰이는 1달러에는, 그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어린 아이의 피가 묻어 있다”고 간이 배밖에 나와야 할 수 있는 말을 내뱉은 이는, 이사야서를 읽고 히스기야의 이야기에 아멘하는 우리들이 인간적 절망으로 눈물짓는 장애인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어야 한다. 교회는 아흔 아홉보다 하나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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