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데연 조사서 43%만 “드러낸다”
신앙 큰 영향은 목자 아닌 어머니
기독 청소년들의 예배, 교제 등 전반적인 교회 활동과 신앙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학교에서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드러내는 학생들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교회 출석 기독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학교에서 크리스천임을 드러내고 신앙 얘기를 하는 편’이라는 응답이 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교회에 다니는 것을 말하는 것이 꺼려짐’, ‘기독교인이라는 것 때문에 비난이나 놀림을 받은 적이 있음’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19%, 17%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목데연은 “크리스천임을 드러내는 것에 떳떳하지 못하고, 심지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친구들 사이에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그만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학교 문화권에서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기독 청소년들에게 신앙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은 ‘목회자’보다도 ‘어머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문항에 ‘교회에서’라는 단서를 달고 ‘신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물었음에도 ‘어머니(30%)’를 꼽은 청소년들이 가장 많았고, ‘지도 목회자/사역자(25%)’, ‘아버지(14%)’, ‘교회 친구/선후배(10%)’, ‘교회학교 선생님(8%)’, ‘학교 친구/선후배(5%)’, ‘형제 자매(4%)’ 등의 순이었다.
기독 청소년들에게 설교는 신앙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몇 가지 진술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동의율을 확인해 본 결과, 기독 청소년의 절반 정도가 설교를 통해서 ‘나의 신앙이 성장한다고 느끼고(52%)’, ‘삶의 지침을 얻는다(48%)’고 응답했다. 또 설교를 통해 ‘깊은 은혜를 경험하고’, ‘이웃 섬김에 대한 결심을 했다’는 비율은 각각 45%로 나타났다.
예배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교회 중고등부 예배가 ‘지루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절반(49%)에 불과했고, ‘보통’ 27%, ‘지루하다’ 24%로 나타나 기독 청소년 4명 중 1명 정도는 예배를 지루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중고등부 예배 및 활동에 기대하는 것으로는 ‘친구/선후배와의 교제(30%)’, ‘찬양(28%)’이 가장 높았고, ‘설교(14%)’, ‘기도(11%)’ 등의 순이었다. 설교와 기도보다는 친구들과의 교제, 찬양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10명 중 4명은 예배 후 아무 활동 없이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배만 드리고 간다’ 38%, ‘예배와 공과공부까지 하고 간다’ 31%, ‘교회 친구들과 여러 활동을 하거나 놀다 간다’ 31%였다.
이같은 결과에 목데연은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고 가는 학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교회 내 친한 친구가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학생의 비밀이나 속에 있는 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교회와 학교 가운데 어디에 더 있는지 물은 결과, ‘교회(11%)’보다는 ‘학교(66%)’라는 응답이 훨씬 더 많았다.
목데연은 “이번 조사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독 청소년의 교회생활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재미’와 ‘친구’이다. 기독 청소년이 기대하는 것이 예배 요소보다 ‘친구와의 교제’라는 점은 교회가 충족해주기 어려운 재미를 채워줄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소년을 위한 사역이 탑다운 방식이 아닌 청소년에 의한 사역이 될 때 개교회만의 청소년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며, 교회학교 부흥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