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목소리 적지 않았지만 과반수 넘겨 '통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추후 논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 이하 NCCK)가 남북관계 악화와 사회적 참사 등 각종 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시국회의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NCCK는 지난 7월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72회기 3차 정기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원용철 목사)와 화해통일위원회(위원장 한기양 목사)가 제안한 시국회의 구성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정평위와 화통위는 시국회의 구성 이유에 대해 △대북전단 살포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로 인한 남북관계 악화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개입 의혹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및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방조 △아리셀 리튬공장 화재 참사를 비롯한 연이은 산업재해에 대한 무대책 △민심을 거스르는 연이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파행적 국정운영으로 국민 불안이 심화됐다고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가 정의, 평화, 생명의 길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시국회의 구성을 놓고 실행위원들 사이에서는 ‘NCCK가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와 ‘기존 위원회 차원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특히 NCCK가 시국회의를 만들게 되면 자칫 현 정권에 대한 탄핵 운동을 주도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숙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실행위에 배석한 36명 중 과반수인 19명의 찬성으로 가까스로 시국회의 구성의 건이 통과됐다. 시국회의의 성격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추후 논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NCCK는 시국회의 구성과 함께 △현장세칙 개정의 건 △추가 경정예산 승인의 건 △‘한국교회 인권선교를 위한 교회협 인권센터 대화위원회(가칭)’ 구성의 건 등을 결의했다.
김종생 총무는 “교회협은 지난 100년의 역사 속에 서로 다르지만 연합과 일치를 향한 값비싼 여정의 행보를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동행해 온 것을 존재이유라 여기며 더 낮고 작은이들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해야 할 것이다. 아리셀 화재사건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고 채상병 순직 주기를 맞아 조속한 진상규명을 기도하며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안전하고 정의롭게 영위해 가기를 소망해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