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호프 자살유족 순회포럼
지원센터 등 권리운동도 펼쳐
(사)생명문화 라이프호프(대표 조성돈 교수)는 지난 6월 13일 전주에서 시작해 7월 20일 서울 연세대를 마지막으로 수원과 대전, 부산에서 자살유족 전국 순회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생명문화 라이프호프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사장 황태연), 자살 유가족 전국모임 ‘미고사(미안하다 고맙다 사랑한다)’가 유가족들의 일상 회복, 사회적 편견 속에서 겪는 고통 경감을 위해 ‘자살, 말할 수 있는 죽음’을 주제로 마련한 시간으로 다섯 차례 열린 포럼에는연인원 700여 명이 참여했다.
포럼에서는 예일대 정신의학과 나종호 교수와 뇌과학자로 널리 알려진 장동선 박사 등이 강연자로 나서 남겨진 자들을 위로하고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등을 제시했다. 지난 7월 20일 연세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나종호 교수는 “슬픔을 말할 수 있어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단언했다. 나 교수는 “자신과 가깝다고 생각했던 관계의 사람을 잃었을 때 더 강렬한 애도 반응이 나타난다”며 “이런 애도 반응이 현실의 인정, 관계의 변화, 긍정적 미래 등 청사진으로 이어질 때 극복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낸다”고 설명했다.
또 나 교수는 레지던트 시절 친구를 자살로 떠나보내야 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내가 그의 자살을 왜 막지 못했을까”라고 스스로 자책하지 말기를 당부했다. 그는 “다른 유가족과의 대화, 긍정적 감정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 참여, 종교적 모임 등이 애도 후 회복을 돕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나 교수는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일상 속에서 ‘생명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 시대의 크리스천들이 자살 유가족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과 함께 울어주고 아픔을 나눠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강연 후에는 미고사 운영진과 자살 유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유가족들이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겪고 있는 어려움과 유가족 지원에 대한 법률 제정, 자살 유가족 지원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현장에서는 자살 유가족 지원에 대한 법률 제정과 지원 시스템 확보를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한편 라이프호프와 미고사 등은 ‘자살유족 지원과 보호를 위한 자살유족지원센터 설립추진 운동본부’를 설립해 자살유족 권리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 자살예방법에 자살유족에 대한 보호와 지원 방안을 삽입하고, 더 나아가 자살유족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1만 명 서명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