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애오개’만 봐도 세상-교단 일 짐작”
오타-잘못된 문장 짚어주는 ‘창간 독자’

매주 신문을 꼼꼼히 읽는데, 
일간 신문보다 편집이나 보도
내용이 더 뛰어날 때가 많아요

“기사에 ‘중요시 여긴다’라고 썼는데 틀린 표현이에요. ‘중요시’에 이미 볼 시(視)자가 들어가 있어서 ‘중요하게 여김’이란 뜻인데 여기에 또 ‘여긴다’를 붙이면 안 되지요. ‘중요시한다’가 맞는 표현입니다.”

92세면 신문 글자가 가물가물할 나이인데 이분은 예외다. 본지를 꼼꼼히 읽는 것은 물론 오타나 잘못된 표현들은 놓치지 않고 전화로 알려준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50~60대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김순신 장로(후암백합교회 원로)는 본지 창간호부터 34년째 구독 중인 특별한 애독자다. 남다른 식견과 국어 실력으로 기자들도 놓치기 쉬운 바른 표현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김 장로의 전공은 ‘국어’가 아닌 ‘영어’다. 아주대학교 영어영문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1998년 정년 은퇴했다. 오타와 잘못된 표현을 잡아내는 국어 실력의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우리 세대는 어릴 적 서당을 다니며 한자를 공부했어요. 우리나라는 한글과 한자를 혼용해서 쓰는데 저는 한자를 많이 아니까 한자가 들어간 단어나 문장은 무엇이 틀리고 바르게 쓴 건지 대번에 알지요.”

김 장로가 본지에서 가장 즐겨보는 코너는 1면의 ‘애오개’다. 애오개만 읽어도 세상과 교단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 이슈의 핵심을 콕 집어내는 촌철살인과 같은 문장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고 한다. 특이한 제목의 기사도 꼭 읽어보고, 여러 교단 소식과 정보를 두루두루 살피며 꼼꼼히 챙겨본다. 가끔씩 본지에 인생 경험을 담은 수필 형식의 글도 투고한다.  

  김 장로는 본지와 함께 일간지인 ‘국민일보’, 침례교 교단지인 ‘침례신문’도 즐겨 읽는다. 빌리 그레이엄과 몇몇 침례교 목사의 설교를 좋아하다가 침례신문까지 구독하게 되었다는 것.

본지가 타 신문과 비교할 때 오히려 편집이나 보도 내용이 더 뛰어날 때가 많다는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92세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도 알려줬다.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술, 담배를 안 하는 것은 기본이고 늘 부지런히 움직이며 일을 하는 것. 외출할 때는 꼭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김 장로는 지금 용산노인종합복지관과 마포노인종합복지관에서 주 1~3회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교수 퇴직 후 시작한 사례비 없이 순수한 자원봉사다. 어르신들 음식 대접도 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행정기획부가 주관한 국민추천포상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사회봉사를 멈추지 않을 작정이다.

김 장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를 먹지 않는 것도 나만의 건강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30여 년 전 ‘통풍’에 걸렸는데 병의 주원인이 육류의 기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그때부터 육류 섭취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생선과 해산물, 채소를 즐겨 먹는다.  

한 달 전 사랑하는 아내 고 김은옥 권사를 먼저 떠나보낸 김 장로는 결코 삶이 외롭지 않다. 아직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즐거운 김 장로는 본지의 영원한 청년 독자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