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말씀묵상 (사도행전 11:24~27)

고대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면서, 아들을 멘토(Mentor)라는 그의 친구에게 맡깁니다. 그런데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이 전쟁은 10년이나 계속됩니다. 긴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쟁을 떠날 때까지 만해도 어리고 철없던 왕자가 신체도 변했지만, 언변과 처세술, 정치, 칼 쓰는 법까지 모든 면에서 너무나 멋지게 자라 있는 겁니다. 

이렇게 본래 멘토(mentor)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이름이었지만, 이후 ‘경험이나 지혜가 많은 사람이 상대방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그의 꿈과 비전을 이루도록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멘토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성경 속의 위대한 멘토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그 사람은 바나바입니다. 그는 사람을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울 줄 아는 사람입니다. 먼저 그는 위대한 사도요 복음 전도자인 바울을 멘토링한 사람입니다. 그가 없이는 사도 바울의 위대한 사역이 있을 수 없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잘 알듯이 사도 바울은 본래 유대교의 열심당원으로서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데 가장 앞장섰던 사람입니다. 그랬던 그가 다메섹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회심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그의 회심을 어느 누구도 믿어주지 않고 그를 경계하며 가까이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바나바는 그를 찾아가서 예루살렘교회로 데리고 오고(행11:25), 그가 회심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일일이 소개합니다. 바나바의 신원보증 결과로 바울은 예루살렘에서 제자들과 함께 출입할 수 있었고, 이로써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고 믿는 자의 수가 더 많아졌습니다(행9:31). 이후 사도 바울은 1~3차에 걸친 전도여행과 로마 여행까지 소아시아와 유럽 일대를 누비며 복음을 전한 위대한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바나바의 또 다른 멘토링의 위대한 결과는 마가의 이야기 속에서 나타납니다. 마가는 예수님께서 체포되시던 날, 예수님을 몰래 쫒아 가다가 발각되어 옷도 걸치지 못한채 벗은 몸으로 도망했던 인물입니다(막14:51, 52). 뿐만 아니라 바울의 1차 전도여행에 동행했다가 고된 여정을 이기지 못한 채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로 인해 바울은 2차 전도여행 명단에서 아예 마가를 제외시킵니다. 하지만 바나바는 마가를 합류시킬 것을 요청했고 결국 두 사도가 심히 다투고 헤어집니다. 이후 바울은 실라를 데리고 2차 전도여행을 떠나고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지금의 키프로스 섬인 구브로로 향합니다. 

그런데 이후 등장하는 마가의 기록은 놀랍습니다. 그는 놀라운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위대한 복음서인 마가복음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수제자 베드로의 설교를 통역하는 등 베드로 사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합니다. 베드로는 그를 아들로 호칭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벧전5:3). 놀라운 것은 그를 선교팀의 부적격자라고 판단했던 바울이 마지막 로마 감옥에 수감되어 있을 때 그의 곁에 마가가 있습니다(골4:10). 마가는 베드로가 죽은 뒤 애굽에 가서 알렉산드리아교회를 세우고 그곳에서 전도하다가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사도 바울이나 마가와 같은 위대한 인물도 중요하지만, 그런 인물이 있기까지는 그를 도와주었던 바나바와 같은 위대한 멘토가 있었습니다. 오늘 나는 누군가를 위해 바나바와 같이 내 삶을 기꺼이 헌신하며 멘토로 살 수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