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도 높이려는 조크가
회개와 영접 방해한다면
하나님은 죄를 물으실 것

이번에 소개하는 일반 서적은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고, 신앙 서적은 존 파이퍼의 『하나님을 설교하라』 입니다.

일반 서적입니다.『농담』이라는 소설의 영어 제목은 ‘JOKE’로서 사회주의 이념을 절대시 하던 체코 사회를 배경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그 이야기는 쿤데라의 인생 이야기를 투영한 것처럼 보입니다. 

밀란 쿤데라의 책을 좋아하는 제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전공을 철학에서 신학으로 바꾸는 데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면, 『농담』은 신학을 전공한 설교자가 갖추어야 할 자격에 관해 고민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프라하 공연예술대학교 영화학과 교수였던 쿤데라는 1968년에 일어난 ‘프라하의 봄(Prague Spring)’ 때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합니다. 그러다가 소비에트 침공으로 민주화 운동이 좌절되는 8월에 정부 주도의 숙청으로 교수직에서 해직되고 자신의 모든 저서가 프라하 광장에서 불태워지는 수모를 겪게 됩니다. 쿤데라는 곧 프랑스로 추방당하고 그곳에서 체코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쓴 책이 ‘농담’인데, 체코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책’ 상을 받지만, 체코 정부는 출판을 금지합니다.

책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공산당 당원이었던 청년 루드비크는 스탈린에 푹 빠진 마르케타라는 여인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도무지 자신의 구애를 받아주지 않자, 농담이 섞인 엽서 카드를 보냅니다. 

스탈린 시대에 반스탈린 세력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트로츠키를 두고 ‘트로츠키 만세’라고 한 농담 때문에 루드비크는 학교와 당에서 쫓겨나 군대에 끌려간 후 결국 황폐한 광산에서 15년 동안 고통을 겪으며 망명 생활을 하게 됩니다. 마치 프라하의 봄 시기에 반소련 운동에 가담했다가 프랑스로 망명가게 된 쿤데라의 인생처럼!『농담』이라는 소설은 농담이 진담이 되고, 진담이 농담이 되는 인생사를 다루면서 결코 세상사가 우리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는 동시에, 이데올로기가 휘두르는 잔인함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발하고 있습니다.

신앙 서적입니다.『하나님을 설교하라』 의 영어 제목은 ‘The SUPREMACY of GOD in PREACHING’입니다. 존 파이퍼의 설교의 근간이 되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삶과 신학, 설교를 통한 설교의 토대와 목적을 살펴보고 특별히 ‘하나님을 높이는 설교가 어떤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밀란 쿤데라의 책『농담』과 연관하여서 존 파이퍼의 ‘설교와 조크(JOKE)’에 관한 생각을 읽을 때 큰 깨달음과 도전을 받았습니다. 조크는 청중들을 설교자에게 집중시키는 힘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을 넘어서 설교의 중요한 임무인 죄인들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회개한 영혼들이 말씀 안에서 변화되는 역사를 ‘그 조크(JOKE)’가 방해한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죄를 간과하지 않을 것입니다.

존 파이퍼는 평생 ‘하나님을 기뻐하라’(Desiring God)고 선포해 왔고, 어떤 설교자보다 ‘희락주의자’로 말씀을 선포해 왔습니다. 그만큼 설교의 기쁨을 누구보다 중시하는 설교자입니다. 하지만 그 기쁨의 원천과 동기가 설교자의 JOKE(농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깊은 만남을 통해 얻어짐을 명확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마르케타의 마음을 움직이려 했던 농담(JOKE)이 루드비크를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뜨렸습니다. 청중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던진 조크(JOKE)가 ‘죄의 회개’와 ‘복음의 영접’을 방해 한다면 그 설교자는 반드시 ‘차라리 설교자가 되지 않는 것이 나았으리라’라는 말을 듣게 될 것입니다.

요즘 시대는 소돔과 고모라 때처럼 ‘진리를 농담으로 여기고, 농담을 진담으로 여기다가’ 죽어가는 불행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JOKE)’으로 여겼더라.”(창 19:14).

두 권의 책 ‘농담’과 ‘하나님을 설교하라’에 관한 글을 쓰다가 야고보서 3장 2절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