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유기에 삼장법사로 등장하는 현장은 인도를 다녀온 구법(求法)의 길을 대당서역기 로 남겼다. 그는 페샤와르의 사찰이 500년을 이어온 것에 찬탄(讚歎)하며, 배우는 자(敎法)와 수행하는 자(證法)의 맑은 바람이 항상 불어 지극한 덕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어떤 종교든 세상에서 그 진리를 배우는 자와 몸으로 체험하고 실천하는 자가 없으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어 사라질 뿐이지 않겠는가(권오민. 인도에서 불법은 왜 사라졌는가 ).

▨… 불교에서는 만약에 세상에서 불법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그 원인이 두 가지일 것이라 한다. 첫 번째 원인은 무법(無法)한 임금이 나타나 사찰을 파괴하고 승려들을 죽이고 경전을 남김없이 불태우는 경우, 즉 권력에 의한 잔혹한 종교탄압. 두 번째 원인은 배우는 자와 수행하는 자가 서로를 미워하여 죽이는 것, 즉 종교의 내부 갈등과 대립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권력의 종교탄압이 아닌 서로 간의 내분과 극심한 정치 싸움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기독교는, 우리 교단과 신학교는 예외인가. ▨… 로마의 멸망 원인에 대하여 역사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있었지만, 17세기에 이르러 테오도시우스 법전(AD 439 제정)이 발견되었고 1665년에 고드플레이(J. Godefray)가 세밀히 연구한 결과 제국 말기의 경제적 취약성, 과중한 과세 부담, 중간계층의 몰락, 산업의 파탄, 경작지의 황폐 등 내부에서 그 요인을 찾고 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는 늘 외부의 원인을 탓하지만 대개 내부에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았던가. 

▨… 사도적 전통을 말하는 교회가 지금도 사도적 권위를 보수하고 있으며 종교개혁의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개신교는 끊임없이 개혁되고 있는가. 불꽃이 타오름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교회는 선교로 존재한다는 에밀 부르너의 말처럼 우리 교회는 선교적 교회인가. 신학교는 그리스철학의 틀로 성경을 보는 이론적 교의학의 도그마가 아니라 신학 함으로 시대를 이끌어 가는 예언자를 길러내고 있는가. 

▨… 신앙은 고백에서 머물지 않고 삶으로, 성경은 읽고 씀이 아닌 삶의 한 절이라도 그분을 닮기 원한다는 소원으로, 목회자는 오직 양을 치고 먹이는 목양 일념으로, 설교는 청중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치열한 전투는 아주 작은 차이뿐인 우리끼리가 아니라 악한 영 이단과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있는 현재 진행형(ing)에서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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