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병촌교회 교인 희생자 54명 확인
우익인사와 같은 교회 교인이라는 이유로 집단희생

병촌교회 순교자 묘역.
병촌교회 순교자 묘역.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이하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6월 11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열린 제80차 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3)-충청지역 기독교 희생사건①’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와 관련 부처 등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전북지역 기독교인 희생 사건과 충청지역 천주교인 희생 사건에 이어 진실화해위원회가 직권 조사한 종교인 희생 사건의 세 번째 진실규명 결정이다. 논산지역 병촌교회(이성영 목사)에서 발생한 집단 희생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병촌교회에서 희생된 기독교인 54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병촌교회 순교자 명단.
병촌교회 순교자 명단.

병촌교회 기독교인 희생사건은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발생했다. 특히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 28일을 전후해 전체 진실규명대상자의 대부분(전체 54명 중 51명)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54명의 희생자 중 여성이 30명(55.6%), 남성이 24명(44.4%)으로 여성이 많았으며, 19세 미만 희생자가 53.7%(29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교회 직급으로는 ‘주교생’으로 불리는 교회학교 학생이 16명(29.6%)으로 가장 많았다.

희생자들은 기독교인이나 그들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또는 우익인사와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라는 이유로 희생됐다.

사건 가해자인 인민군과 지방 좌익은 1950년 7월 점령 초기에는 몇몇 핵심 교인들을 우익 인사로 분류해 끌고 가 고문 후 살해했다. 1950년 9월 후퇴기에는 교인의 가족들까지 모두 희생됐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한편, 1935년 설립된 병촌교회는 1943년 신사참배를 거부해 일제의 의해 교회가 강제폐쇄되는 아픔을 겪었다. 1950년 9월 27일과 28일 ‘예수를 믿으면 죽여버린다’는 공산군의 위협과 고문을 받으면서도 신앙을 지키다 전체 성도 74명 중 무려 66명이 공산군에게 목숨을 잃었다.

이성영 목사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국가 차원에서 인정이 됐다는 게 대단히 고무적이고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을 통해서 믿음의 성도들이 순교자분들의 아름다운 믿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순교자로 인정 받지 못한 성도들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진실화해위원회 측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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