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철학회 등 학술대회
“교육 프로그램 많지만 소외돼
아이들이 참여하는 주체돼야”
다음세대 사역이 쉽지 않거나 전망이 어둡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정작 다음세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기회는 흔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월 1일 한국기독교철학회와 중앙예닮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중앙예닮학교 학생 연구팀이 ‘교회 신앙교육이 청소년 가치관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해 눈길을 끈다.
이날 학생 연구팀을 대표해 발표에 나선 박종겸 학생은 “다음세대는 그들에게 전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라며 “어떤 세계관의 영향을 먼저 받느냐에 따라 그것이 그들의 세계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기독교 세계관 운동은 기독교가 변치 않는 진리임을 보여주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의 가르침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을 영적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지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어야 한다”며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이 ‘부모의 신앙을 의지하던 단계’에서 자신의 신앙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의심의 과정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 시기를 맞은 젊은이들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교회와 목회자에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학생 연구팀 외에도 기독교교육과 학교폭력 문제 등 다음세대 관련 이슈에 대해 성경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발표도 이어졌다.
‘다음세대를 신앙의 주체로 세우는 기독교교육’를 주제로 발제한 김준호 목사(어울림교회)는 “한국교회 다음세대의 위기는 정체와 감소라는 표현을 넘어 교회의 존립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 요인으로는 △교역자와 교사의 전문성 부족과 사명감 결여 △교육 방법과 프로그램의 문제 △학령 인구 감소 △탈교회화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꼽았다.
김 목사는 “획기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물량 공세에도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는 원인은 목회자와 교사 교육전문가들에 의해 이미 만들어진 예배와 교육 프로그램은 있지만 정작 그들의 목소리는 없고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다음세들은 교회 안에서 주체가 아닌 객체로 머물고 있다. 다음세대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신앙의 주체로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철학상담과 교육을 통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대한 찾기’를 주제로 발제한 심상우 박사(강남대)는 철학상담과 철학교육을 통해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아이들이 상호 협력하고 스스로 폭력의 억압적 구조를 풀도록 도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심 박사는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다. 사회와 가정이 불안할수록 직접적으로 가해 학생을 많이 양산해 낸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능력을 증대시키려고 노력하지만 삶은 더욱 불안해지고 고단해지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부가 2023년 4월 10일부터 한 달 동안 대한민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학교폭력 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1.9%(5만 9,000명)로, 2013년(2.2%)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생이 3.9%로 가장 높았다. 중학교(1.3%), 고등학교(0.4%)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복수 응답)는 ‘학교 안’이 68.8%, ‘학교 밖’이 27.3%로 조사됐다. 유형은 언어폭력(37.1%)이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17.3%), 집단따돌림(15.1%) 순으로 나타났다.
심 박사는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학교폭력 문제 대책의 본질은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 강화,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보호 그리고 방관자에 대한 각성 요구에 있다”며 “가해 학생을 흉악한 범죄자로 치부해 퇴학이나 형사처벌 등의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철학상담사는 기다림과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들의 의견을 경청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방식은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직면한 많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뿐 아니라 예방적인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폭력 문제와 관련해 아이들은 자신이 좌절하거나 화가 난 원인을 토론함으로써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